MFDMC(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소속 미얀마인과 미얀마돕기시민모임 회원들이 3일 미얀마 군부의 시민 학살을 규탄하며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앞에서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까지 진행된 3보1배 행렬을 뒤따르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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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Yaw) 지역에서 시민방위군 2명이 쇠사슬에 묶인 채 고문당하고, 산 채로 불에 태워지는 영상이 지난달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두 사람은 지난해 11월 친군부 민병대 등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청년의 사진을 든 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MFDMC)과 미얀마돕기시민모임 30여명이 3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앞에 모였다. 미얀마 시민불복종 운동의 상징인 ‘세 손가락’을 들어 보인 이들은 “시민을 산 채로 불태우는 군부는 퇴진해야 한다”면서 “이런 학살이 곳곳에서 알려지지 않은 채 자행되고 있다”고 했다.
재한 미얀마인 대표자 등은 이날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까지 90분 가량 3보1배를 진행했다. 인도에서 세 걸음을 걷고 절을 한 다음 세 걸음을 걷기를 반복했다. 다른 이들은 피해자들의 사진과 군부 규탄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조용히 뒤를 따랐다. 3보1배는 미얀마에서는 생소한 문화다. 조산 MFDMC 활동가(28)는 “3보1배를 해본 적 없지만 매우 힘들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미얀마 밖에 있어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했다”라고 했다.
MFDMC(미얀마연방민주주의승리연합)소속 미얀마인과 미얀마돕기시민모임 회원들이 3일 군부의 시민 학살을 규탄하며 서울 성동구 옥수동 주한미얀마대사관 무관부 앞에서 서울 한남동 미얀마 대사관까지 3보1배를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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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에 온 뼁 수오씨(36)는 지난해 11월 살해된 두 청년과 같은 여 지역 출신이어서 이번 사건으로 받은 충격이 더 컸다고 했다. 그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아직 미얀마에 남아 있다”라면서 “이런 끔찍한 소식을 전 세계에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오늘 시위에 참여했다”라고 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군부에 반대하는 국민의 목숨을 빼앗거나 고문하는 등 폭정을 계속해 왔다. 재한 미얀마인들은 이번 여 지역에서의 사건이 3개월이 지나서야 알려진 것처럼 군부의 정보 통제로 인해 드러나지 않은 민간인 학살이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MFDMC 측은 “테러리스트 군부는 민간인 살상과 강탈 범죄를 계속해 왔다”면서 “민간인들은 부당하게 붙잡혀 고문당하고, 장기간 쇠사슬에 묶여 있으며 치료도 제대로 제공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민주주의를 위해 활동하는 국내 인사뿐 아니라 해외에 체류하는 민주주의 지도자에게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는 “미얀마의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데, 해외로 그 소식이 나오기 쉽지가 않다”라며 “미얀마 지방 곳곳에서 시민들이 힘들게 싸우고 있다. 우리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싸우겠다는 마음으로 오늘 거리에 나왔다”라고 했다. 이번 시위를 위해 경남 김해, 인천 부평 등 각지의 재한 미얀마인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체류 미얀마인은 2만6000여명이다.
이들은 한국 및 전 세계 시민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며 3보1배를 이어갔다. 조 대표는 “곳곳에서 학살이 얼마나 심각한지 자세히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미얀마의 시민들을 국제 사회가 내버려 두지 않고, 함께 군부 독재를 몰아내기 위한 목소리를 내주기를 부탁한다”고 했다.
☞ “내 아들 불태워 죽인 잔인한 미얀마 군부…시민이 힘 뭉쳐서 물리쳐야”[인터뷰]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3031448001#c2b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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