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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치계 막말과 단식

민주당, ‘막말’ 정봉주 공천 배제했지만···양문석·이언주·김우영·김준혁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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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정세균 “당이 결단해야”

경향신문

이재명, 이해찬,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얄린 선거대책위원회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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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친이재명(친명)계 후보들의 막말 이력이 4·10 총선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비무장지대(DMA)에서 발목지뢰 밟으면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고 발언한 정봉주 후보(서울 강북을)의 공천을 취소했지만, 나머지 막말 이력이 있는 후보의 공천 취소에는 선을 긋고 있다.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물론이고 당내 수도권 의원들이 막말 이력자 추가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친명 자객 출마 논란에 휩싸인 후보들 일부가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친명계 양문석 경기 안산갑 후보는 2007~2008년 기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불량품’ ‘매국노’라고 일컬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양 후보는 지난해 6월 “수박(비이재명계 의원에 대한 멸칭)의 뿌리요, 줄기요, 수박 그 자체인 전해철과 싸우러 간다”고 말했다가 같은 해 11월 당원 자격정지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4월 경남 통영·고성지역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비명계 전해철 의원 지역구인 경기 안산갑에 출사표를 내 후보로 확정됐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양 후보의 과거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도 “양 후보가 진정성 있게 사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 바 향후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양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봉하마을을 찾아갈 것”이라며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하면 전 당원 투표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우영 서울 은평을 후보는 지난해 1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민정도 강병원도 윤영찬도 내 상대가 아니다. 나의 상대는 우리 안의 비겁함”이라며 “전차를 몰고 저 비겁자들의 대가리를 뽀개버리자”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지난 3월엔 SNS에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을 당론으로 정한 정의당을 두고 “정의를 쌈 싸서 개에게 쳐멕여(처먹여) 주는 찌질당”이라고 했다가 “정의당원들에 분명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사과했다. 김 후보는 강원도당위원장 신분으로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은평을 경선에 참여해 승리했다.

김준혁 경기 수원정 후보는 2019년 유튜브 방송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밤마다 여자애들 끼고 시바스리갈 처먹고” “하다 하다 더 데려갈 연예인도 없어 여고생들까지 불러가지고” “박정희와 최태민, 두 사람이 뽕 같은 거 맞아가지고 여자들 데리고 파티를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공천 확정 직후인 지난 7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본인 공천은 “하늘의 계시”라고 주장했다가 유권자들에게 사과했다.

역사학자인 김 후보는 2021년 이 대표의 리더십을 정조에게 빗댄 저서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를 출간했다. 그는 저서에서 이 대표에 대해 “(정조의) 억강부약. 이미 사라진 줄 알았던 말이 다시 이 세상에 당당하게 등장했으니, 놀라움과 기쁨 그리고 환희로 나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김 후보는 지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에 책임지고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박광온 의원을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이언주 경기 용인정 후보는 과거 노동자 비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 후보는 2017년 한 언론과 통화에서 학교 비정규직 급식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하자 “미친놈들” “밥하는 아줌마들” “그냥 동네 아줌마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시절이던 같은 해 7월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월급이 떼여도 노동청에 고발하지 않는 것이 공동체 의식’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됐다. 그는 바른미래당 의원 시절이던 2018년 7월엔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갑질을 아무리 했다고 해도 최저임금 인상과는 비교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조국 사태’가 불거졌던 2019년 9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한 바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6일 입장문을 통해 양문석 후보에 대해 “노무현의 동지로서 양 후보의 노무현에 대한 모욕과 조롱을 묵과할 수 없다”며 “양 후보에 대한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부겸 상임선대위원장은 양 후보와 김우영 후보의 실명을 거론한 뒤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양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정치인에 대한 비판은 표현의 자유”라고 옹호했다. 이 대표는 17일 경기 화성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도 욕할 수 있는 것이 국민의 권리’라고 말씀하셨다”며 “국민을 폄하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것이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할 막말”이라고 말했다. 정봉주 후보는 국민, 소수자를 비하했기 때문에 공천에서 탈락시켰지만 양 후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입장은 이 대표가 소수자 비하 논란에 휩싸인 이언주 후보를 직접 영입한 것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민주당에 입당해 현역 이탄희 의원이 불출마한 지역인 경기 용인정에서 공천됐을 뿐 아니라,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으로 중용됐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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