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으로 가자 주민들 살상”
미 무기 ‘피해 연관성’ 첫 인정
이 “매우 실망스러운 발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나는 그들(이스라엘군)이 라파에 들어가면 이제껏 라파와 다른 도시에서 사용됐던 무기를 공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라파는 가자지구 전역에서 몰려온 피란민 140만명이 밀집한 최남단 도시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민간인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해 이곳에 지상군을 투입하지 말 것을 촉구해왔지만 이스라엘은 전날 라파 외곽에 탱크를 진입시켜 국경검문소를 장악하는 등 지상전 준비를 마쳤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들은 국경 근처에 들어갔고, 이는 우리를 돕기 위해 노력해온 이집트와의 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나는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별칭)와 전시내각에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 안보에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전쟁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아이언돔 등 이스라엘을 방어하기 위한 무기를 공급하겠지만, 라파에 진격한다면 공격용 무기와 폭탄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 민간인들이 (미국이 지원한) 폭탄으로 인해 살상됐다”며 처음으로 미국의 무기 지원과 민간인 피해의 연관성을 인정하는 발언도 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이후 100차례 넘게 이스라엘에 무기를 보냈다. 그러나 지난 7개월간 가자지구에서 3만5000여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가 커지자 미국 내 비판 여론이 고조됐고, 무기 지원을 중단하라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이 라파 공격 조짐을 보이자 최근 이스라엘에 보내기로 했던 폭탄 3500개 지원을 잠정 중단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조치가 “바이든 대통령의 인내심에 한계가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이스라엘에 전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76년 관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왔다”고 보도했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이스라엘 공영 칸 라디오 인터뷰에서 “매우 실망스러운 발언”이라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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