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인 전·현직 대통령 간 재대결
초박빙 승부로 TV토론에 쏠리는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왼쪽부터)의 모습.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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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첫 TV 토론에 나선다. 오는 11월 미 대선은 이례적인 전·현직 대통령 간 재대결인 데다 초박빙 승부가 예상돼 TV 토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후보는 불법 이민자 문제, 고물가, 낙태 등 쟁점에서 첨예하게 맞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 간 토론은 미 동부시간으로 27일 오후 9시 경합 주인 조지아주의 애틀랜타에서 CNN 방송 주최로 90분간 진행된다. 한국시간으로는 28일 오전 10시부터다.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TV토론 하는 것은 미 대통령 후보 간 토론이 TV로 처음 중계된 1956년 이후 처음이다. 양당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이 이뤄지는 7월 공화당 전당대회와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인 6월에 TV 토론이 진행되는 것도 이례적이다. 두 사람 공수가 바뀐 모습도 유권자 흥미를 끄는 요인이다. 4년 전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 토론에 나선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 영향력 자체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 주 조사에서 다소 우세이긴 하나, 두 후보가 전국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대결은 지지자를 동원한 ‘장외 비방전’이 전부였지만, 이번 토론 때는 얼굴을 마주한 가운데 정책 대결이 이뤄져 부동층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많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20~24일 유권자 1088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26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당층 유권자 64%는 이번 토론이 바이든 대통령 선거운동에, 56%는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운동에서 중요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재임 기간 불법 이민자 유입에 따른 치안 문제,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서민 생계 악화 문제 등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힘에 의한 평화’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자 전쟁도 본인이라면 조기 종식이 가능했다고 공격해왔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 표심에 영향이 큰 낙태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로 앤 웨이드 판결(연방 차원에서 낙태 권리를 인정한 판결)’ 파기는 트럼프 재임기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재편된 영향이었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측의 ‘대선 불복’ 사례 등을 민주주의 위협 요소로 공격할 수도 있다.
양측의 ‘사법 리스크’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 추문 입막음 비자금 사건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차남 헌터 바이든은 불법 총기 구매 등 혐의로 각각 유죄 평결을 받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두 사람 모두 역대 최고령급 대선후보(바이든 81세·트럼프 78세)인 데다 인지력 저하 논란에 시달리고 있어, 정책 토론 내용보다 어느 쪽이 더 지도자다운 면모와 활력을 보여줄지가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CNN 간판앵커 제이크 태퍼와 데이나 배시가 진행하는 이번 토론에서 두 사람은 청중도, 참모도, 사전 메모도 없이 펜과 메모장, 물 한 병만 지닌 상태로 토론 현장에 나서야 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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