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1.3㎞에 교문 앞 200m 급경사
학부모 "버스 교내 진입 허락해 달라"
학교 측은 안전·형평성 문제로 불허
학부모, 아동방임죄 등으로 교장 고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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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아파트 학부모들이 자체 운영하는 통학버스를 초등학교 안까지 들여보내 달라는 요구를 학교 측이 들어주지 않자, 교장을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2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부산 동래구의 A아파트 학부모들은 최근 직무유기, 아동방임 등 혐의로 B초등학교 교장을 고소했다. 학교 측이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교내 통학버스 하차를 불허했다는 이유다. 학부모들은 다음 달 초 개학일까지 등교 거부도 예고한 상태다.

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통학버스 하차 지점을 두고 수년째 갈등을 겪어왔다. A아파트에서 B학교까지 거리는 1.3㎞로, 도보로 26분 정도 소요된다. 교문 앞까지 약 200m의 급경사가 있다. 이 아파트 학부모들은 자체 비용을 들여 통학버스를 운영하고, 학교 앞 급경사 길에서 아이들을 내려줬다. 그런데 급경사에서 중도 하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교통 혼잡을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자, 학교 측은 교문에서 약 250m 떨어진 지점에 있는 어린이 승하차 장소를 이용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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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학교 측은 A아파트 학부모들의 요구대로 통학버스가 교내로 진입하게 되면 걸어서 통학하는 다른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데다,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아파트 통학버스를 이용하는 학생은 전교생 800여 명 중에 100여 명이다.

그러나 A아파트 학부모들은 해당 하차 지점이 대로변이라 위험하고, 주정차 위반 과태료도 물고 있다며 급기야 지난주 B학교 교장을 고소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나머지 700명은 모두 걸어 올라가는 언덕 아니냐", "외부 통학버스가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경우는 어디에도 없다", "교장은 아동을 방임한 게 아니라 아동을 보호한 것"이라며 학교 측 입장을 지지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