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 지원실장을 맡았던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 뉴스타파 보도 영상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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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 캠프’가 선거 당일인 3월9일에도 명태균씨가 작성한 미공표 여론조사 보고서 등을 자료 삼아 전략회의를 진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공표 여론조사 결과는 윤석열 캠프에 전달한 적 없다는 명씨 주장과 배치된다. 대통령실은 뉴스타파의 해당 보도 이후 8시간이 지나도록 기자들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정책총괄지원실장을 지낸 신용한 전 서원대 석좌교수는 27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22년 3월9일 핵심 캠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전략조정회의에서 명씨가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보고서가 배포됐다”고 밝혔다. 정책 총괄인 신 전 교수 본인을 비롯해 좌장인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이철규 의원 등 캠프 핵심 관계자 20여명이 매일 아침 진행하던 회의에 명씨가 작성한 보고서가 회의 자료로 제공됐다는 것이다.
당시 캠프 주요 관계자들에겐 여의도연구원을 비롯해 여러 곳의 여론조사가 구두 보고나 파일, 인쇄물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됐다고 한다. 신 전 교수가 파일 형태로 갖고 있는 미래한국연구소의 ‘차기 대통령 선거 9차 면밀조사 결과 보고서’는 대선 하루 전인 3월8일 작성된 것으로, ‘미공표·비보도’ 조사다. 윤석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확실하다고 예측한 이 보고서는 응답자들에게 ‘지지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단일화로 인해 어떤 후보가 유리한지’ 등을 질문했다. 신 전 교수는 “당시엔 명태균씨나 미래한국연구소에 대해 몰랐지만, 최근 명씨 의혹이 불거져 노트북의 자료를 살펴보니 해당 파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신 전 교수의 주장은 그동안 ‘자체조사한 미공표 여론조사는 보고한 적이 없다”는 명씨의 주장이나, ‘2021년 11월 대선 경선이 끝난 뒤로는 명씨와 관계를 단절했다’는 윤 대통령의 해명과 거리가 있다. 신 전 교수는 “매일 이뤄지는 전략조정회의의 기본은 데이터고, 데이터(여론조사)에 근거해 후보의 일정과 정책이 수시로 바뀐다. 특히 지난 대선 당시엔 선거 당일 저녁까지 총력 체제였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캠프에 공유된 여론조사 결과들은 후보에게 보고됐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 전 교수가 보관 중인 미래한국연구소의 여론조사 보고서는 하나지만, 캠프에 명씨가 만든 다른 조사 자료들이 공유됐을 가능성도 있다. 대선 전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으로 있으면서 명씨의 지시를 받았던 강혜경씨는 2021년 4월부터 2022년 3월까지 81차례 여론조사를 돌렸고 이 가운데 23개의 미공표 여론조사가 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캠프에서 전략회의 자료로 사용한 여론조사 보고서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면, 정치자금부정수수죄를 적용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장을 지낸 뒤 보수정당에 몸담아온 신 전 교수는 대선 직후 탈당하고 총선을 앞둔 올해 2월 외부 영입인사로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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