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유명 언론인 안드리 차플리엔코(56)는 5일(현지시각) 자신의 텔레그램에 “쿠르스크 지역의 북한군 모습을 담은 최초의 영상”이라며 짧은 동영상 3개를 공유했다.
약 9초 분량의 첫 번째 동영상에는 동양인 외양의 군인들이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이에게 언어를 배우는 장면이 담겼다. 천천히 단어를 말하면, 동양인 군인들은 이를 따라 한다. 러시아어로 ‘힘이 약하다’는 뜻의 단어를 배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때 한 동양인 병사는 자기 목에 손을 그으며 목을 베는 듯한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러시아 교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상대적으로 키가 더 작은 군인들이 지켜보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인은 "북한군이 러시아 교관의 지도하에 훈련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
또 다른 영상에는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병사들이 러시아 교관인 듯한 군인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무언가를 가르치는 듯 가운데 있는 노란 머리의 군인이 팔을 머리 위로 뻗으며 손짓하고,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군인들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후 영상 촬영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화면이 심하게 흔들리며 카메라는 다른 쪽을 찍는다.
차플리엔코는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이 러시아 교관의 지도하에 지뢰 폭발 훈련을 받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군은 또한 러시아 교관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그들의 어휘를 배우고 있다”고 했다.
차플리엔코는 “오늘이 훈련 마지막 날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내일 북한군은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 파견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방송 기자 출신의 차플리엔코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공격했을 때 러시아군의 모습을 촬영했다가 체포되어 고문당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후에는 텔레그램을 통해 현지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날 차플리엔코의 보도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야간 연설 직후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5일 “북한군과의 첫 전투가 전 세계 불안정성에 새 페이지를 열었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북한군과 첫 교전을 했다는 여러 보도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해석됐다.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KBS와 인터뷰에서 “소규모 교전이 있었으며 (북한군의) 병력은 많지 않다. 훈련 중인 병력이 훈련을 마치면 몇주 내에 상당한 수가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쿠르스크로 집결 중인 북한군은 서로 다른 지휘 체계를 지닌 부대에서 훈련 중이며 일부 러시아 지휘관이 북한군 일부 병력을 전장에 투입하면서 우크라이나군과 소규모 교전이 빚어졌다는 설명이다. 우메로우 장관은 러시아군에 이미 배속됐거나 합류할 북한군 병력은 최대 1만5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인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된 북한군이 훈련받는 모습을 최초로 입수했다며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텔레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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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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