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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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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창밖으로 폭죽이? '미사일떼' 였다…공포의 중동 하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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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10월 1일 여객기에서 목격된 이란 미사일떼(왼쪽)와 이란 미사일이 격추되는 장면. 사진 X(엑스) 캡처, AF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일대를 지나는 민간 항공 여객기들도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가는 에미리트 항공 여객기를 탄 한 승객은 소셜미디어에 동영상을 올리면서 "저건 불꽃놀이 같은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와 관련 WSJ은 "이 승객은 기내 창문을 통해 이스라엘을 향해 빗발치는 이란의 '미사일떼'를 지켜봤다"며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서 일부 상공에서 상업용 항공기가 얼마나 위험에 처해 있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전했다.

항공안전 평가 기업인 '오스트리 항공 솔루션스'(이하 오스트리)는 올해 중동 상공에서 포착된 미사일 수를 월평균 162기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월평균 10기의 1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탄도·순항 미사일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라 로켓·박격포·대포·드론까지 포함하면 총 발사체 수는 이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미사일이 민간 항공기가 가까이에서 날아다니는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탄도 미사일은 민간 항공기의 비행 고도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움직이지만 하늘로 솟구칠 때와 목표물을 향해 하강할 때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낮은 고도로 나는 순항 미사일은 항공기의 이착륙 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방공시스템이 민간 항공기를 미사일로 오인할 경우에는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 소속 MH17편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동부 상공에서 러시아산 미사일에 격추돼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0년 이란 테헤란 부근 상공에서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PS752편 여객기가 이란군의 격추로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숨진 사례도 있다.

하지만 중동 각국 정부는 영공 통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1일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당시 항공편 다수가 경로 변경 없이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에 위치한 이라크, 요르단, 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북부 상공을 지났다. 같은 달 26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보복 공습 당시에도 이 일대에서 항공기는 계속 운항했다.

오스트리의 최고정보책임자(CIO) 맷 보리는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이 항공 안전보다 우선시되고 분쟁 지역에선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항공사의 무리한 비행 계획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유럽조종사협회(ECA)는 일부 항공사가 조종사가 동의하지 않는 위험한 항로로 비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PS752편 여객기 추락 사고로 동료를 잃은 조종사 쿠로시 두셰나스는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재난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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