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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로제의 고백, ‘훈련된 완벽한 소녀’에서 탈피…“나를 찾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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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블랙핑크 멤버 로제. 블랙핑크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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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히트한 노래 ‘아파트’(APT)의 주인공 로제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완벽한 소녀가 되도록 훈련받았으나, 이제는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23일치 뉴욕타임스는 걸그룹 블랭핑크 멤버 로제와 한 인터뷰를 통해, 뉴질랜드의 한국 교포 소녀였던 그가 한국으로 건너와 힘든 연습생 과정을 거치며 “살아남은” 회고를 전했다. 로제는 “연습생 시절 열심히 만들어낸 캐릭터인 로제”로 다른 사람들이 만든 곡을 부르다가, 이번에 ‘아파트’가 들어간 솔로 앨범을 준비하며 자신만의 곡을 쓰면서, 자신을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로제는 다음달 6일 첫 솔로 정규 앨범 ‘로지’(rosie)를 발표한다.



로제는 뉴질랜드에서 한국인 이민자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8살 때 호주로 이주했다. 아버지의 권유로 15살이었던 2012년 본 와이지(YG) 엔터테인먼트 오디션을 통과해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로제는 한국에서 연습생 시절 받았던 문화적 충격과 트라우마가 상처이기도 했지만, 도약의 계기였다고 말했다.



로제는 연습생 때 “아침 9시30분에 일어나서 보컬·댄스 레슨, 어학 수업 등을 받았다. 연습은 새벽 2시에 끝났다”며 “매주 테스트가 있었기 때문에 외모도 중요했고, 항상 자신을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가 겪어야 할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엄청난 충격(traumatizing)이었지만, 나는 살아남았다”며 “호주로 돌아가 실패한 과정을 모두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데뷔 후에는 모든 것이 공개되었기 때문에, 팬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면서도 “이번 앨범은 정말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웠고, 제 주변 사람들이 20번도 넘게 들었던 이야기들을 이제야 곡으로 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로제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두려웠고, ‘이런 얘기를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고도 덧붙였다.



로제는 케이(K)팝의 팬 문화가 가장 힘들었다며 “항상 완벽한 방식으로 자신을 보여주도록 훈련받았고, 온라인에서 팬들과 소통할 때도 마찬가지였고, 우리의 감정과 느낌, 경험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훈련받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로제는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여성 아티스트에 대한 괴롭힘에 관련한 질문에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로제는 그런 일을 겪었던 것에 대해 “나는 꽤 강인한 성격이라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싶지는 않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기분이 정말, 정말 안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괴롭힘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으로 작곡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앨범 수록곡 가운데 지난 22일 선공개된 ‘넘버 원 걸’에 대해 “인터넷에서 댓글을 보며 밤새 스크롤을 내리던 어느 날 이후에 쓴 곡”이라며 “새벽 6시까지 잠도 못 자고, 세상에 인정받으려 애쓰는 제 모습에 지쳐버렸다. 이 곡은 제가 가장 솔직하게 쓴 노래”라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만든 노래임을 밝혔다.



로제는 케이팝 시스템과 이 여정을 통해 “나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면서도 “오히려, 한국에서 훈련하며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되었고, 이제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제가 어떤 사람인지 물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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