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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100만 넘는 레바논 피난민, 귀향길에 올라…남행 도로 곳곳 정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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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레바논 사람들이 27일(현지시각) 남부 도시 카나에서 휴전 소식을 듣고 기뻐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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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소식에 레바논의 많은 피민이 기쁜 마음으로 귀향길에 오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수도 베이루트에서 남부 레바논 국경지역으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피란민들과 이들의 소지품을 가득 담은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이스라엘의 잇따른 공습을 피해 북쪽으로 와서 지내던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쁨에 너도나도 차량을 몰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에서 레바논의 500만명 인구 중에 4분의 1이 집을 떠나 피난살이를 해온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차를 몰고 나서면서 곳곳에서 정체현상도 빚었지만, 대부분 몇 달 만에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즐거운 분위기였다. 어떤 차에서는 레바논의 ‘국민 가수’ 파이루즈의 노래가 흘러나왔고, 일부에선 헤즈볼라 깃발을 흔들었다.



    지난 9월 남부 마라케흐에서 남편과 세 아이와 함께 베이루트로 피난 온 하나 트라드(39)는 “집에 돌아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지만 우리 마을에 많은 이들이 죽었고 우리 집 창문도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부서졌다는 얘기를 들어 마음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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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바논 피란민들이 27일(현지시각) 휴전 소식을 듣고 차에 가재도구 등을 싣고 남쪽 집으로 향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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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쪽으로 가는 길에는 레바논군 차량도 눈에 띄었다.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 조건에 따라 레바논 남부 지역에 배치될 병력을 실어나르는 차들이다. 레바논 군당국은 이날 성명을 내어 “군은 리타니강 남부 지역에 병력 배치를 강화하고 유엔 평화유지군(UNFIL)과 협조해 행정력을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전쟁의 여파가 완전히 가신 건 아니다. 특히 이번 휴전에 따라 완충지역으로 설정된 리타니강 남쪽에 살던 이들은 언제 돌아갈 수 있을지 아직 쉽게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이들 지역에 오후 5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통금을 실시한다며 사람들이 리타니강을 건너 이스라엘 국경 쪽으로 건너오는 걸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고 싶지 않지만, 이들 지역에서 금지된 행동을 할 경우 즉각 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날 늦게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내어 “레바논 남부 두 마을에 포격했다”며 “이동이 금지된 지역에서 차량의 움직임이 확인되어 조처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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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폐허만 남은 레바논 남부지역 모습. 27일 촬영.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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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북부에도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을 피해 6만명이 집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해왔다. 이들은 대부분 휴전 소식에도 선뜻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않고 있다. 이들은 휴전 약속이 정말 제대로 지켜질지, 또 얼마나 지속될지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스라엘 북부 도시 슐로미의 시장 가비 니만은 “집으로 되돌아가려는 주민이 없다”며 “이들은 대부분 전쟁이 결국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 중에는 휴전 협정에 격렬히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특히 몇몇은 휴전에 반대하는 극우세력들과 함께 텔아비브의 이스라엘군 본부 앞으로 몰려가 휴전에 반대하는 시위에도 참여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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