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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인터뷰] ‘1승’ 송강호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도전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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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 ‘1승’ 선택한 이유...“유기농 채소 같은 영화”
“매일 배구 중계방송 봐...배구인들 한마음으로 도와줘”


스타투데이

송강호가 배구 감독으로 변신한 이유를 밝혔다. 사진|키다리 스튜디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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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57)이 이번엔 배구 감독으로 변신했다.

영화 ‘1승’(감독 신연식)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한국 남자배우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가 손대는 족족 망하는 핑크스톰의 신임 감독 김우진 역을 맡았다.

4일 개봉을 앞두고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는 “멋진 스포츠 영화이기도 하지만, ‘1승’이란 제목이 너무 좋다. 영화를 보면 배구의 1승도 있지만, 내 인생의 1승을 이루는 이야기다. 살면서 일이 안 풀릴 때도 있고 자신감을 잃어버릴 때도 있다. 그게 작든 크든 영화를 보고 나만의 1승은 뭘까 생각해볼 수 있다면, 관객에게 작은 위안이 된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더라”고 밝혔다.

이어 “‘기생충’ 이전에도 그렇고 어딘가 짓눌려 있는 캐릭터들을 많이 했다. 개인사든 역사든 환경이든 진지하고 캐릭터 깊이감은 좋은 작품이었는데, 관객에게 박하사탕 같은 화한 느낌의 작품을 하고 싶어 하던 찰나에 ‘1승’을 만났다. 관객이 입안에 화한 느낌으로 극장을 나가시길 바랐다. 시사회에 온 가족들이 제 영화 중에 제일 재미있었다고 말하더라. ‘1승’은 유기농 채소 같은 느낌이다. 가공된 느낌이 아니라, 풋풋하고 싱그러우면서 개성 강한 영화로 생각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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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신연식 감독과 세번째로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키다리 스튜디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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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는 영화 ‘거미집’과 디즈니+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 이어 신연식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혹자는 신연식 감독에게 돈을 빌리고 안 갚았냐고 하더라. 우연히 그렇게 된 거다. 영화 ‘동주’를 보고 작가가 궁금했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사랑하지만, 그 삶에 대해서는 우리가 크게 관심이 없지 않았나. 그래서 어떻게 저런 시선을 가지고 있나 싶더라. 이준익 감독의 연출과 함께 윤동주 시인의 아름다운 시를 더욱 돋보이게 하더라”며 “그래서 ‘기생충’ 끝나고 쉬고 있을 때 연락이 와서 바로 만나자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거미집’이었다. 신 감독이 준비하던 여러 작품이 있었는데, 코로나 때라 여건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가 ‘1승’을 먼저 하게 된 것”이라며 “신 감독은 점잖고 공부도 많이 한다. 인문학적 철학도 확고하고 나보다 어린 데도 지긋하게 배울 점도 있고 어른스럽다. 그만이 가진 세상의 시선이 빛을 발하길 바라고 응원하고 싶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 ‘1승’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 박정민에 대해 “‘파수꾼’부터 놀라웠다. ‘저 배우 누구지?’ 싶었고, 이 친구가 자기만의 해석력이 뛰어나더라. 스스로 끊임없이 수양해서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하더라. 다시 한번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에너지가 세더라. 그래서 함께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다. 짧게 나와도 신 장악력이 있더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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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1승’에 힘을 보태준 배구인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키다리 스튜디오, 아티스트 유나이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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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배구 팬인 송강호는 “매일 배구 중계방송을 볼 정도다. 스포츠를 영화로 만들기 어렵지만, 다들 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배구에도 김연경 같은 스포츠 스타도 있지만 다른 스포츠보다 팀워크, 작전, 리듬감 있는 재미가 골고루 섞여 있다. 다른 스포츠도 모두 훌륭하지만, 그런 점에서 배구에 매력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는 한유미 해설위원을 비롯해 1990년대 남자배구 전성기를 주도한 김세진 감독과 신진식 감독, 여자배구 레전드 김연경 선수 등이 특별출연해 힘을 보탰다.

그는 “저는 감독 역할이라 몸이 편했다. 선수를 연기한 배우들이 합숙 훈련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진짜 배구 선수 출신도 있고, 무용이나 모델 했던 친구들도 있다. 영화에서 선수로 출연한 한유미 해설위원이 배우들을 코칭해 줬는데, 국가대표 출신이니까 인정사정없이 몰아붙였다. 덕분에 입체적이면서 쾌감 넘치는 장면들이 나왔다. 정말 많은 배구인이 한마음으로 저희를 응원해 줬다”고 배구인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 “배구인들에게 누를 끼치면 안 된다는 마음이 크다. 배구인들이 기대하고 도와주는데 혹여 누가 되면 안 되고 폐를 끼치면 안 된다.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고생한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털어놨다.

‘천만 배우’ ‘국민 배우’ 송강호도 늘 흥행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흥행 성적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지만, 그는 실패하더라도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싶단다.

그는 “코미디 연기도 너무 하고 싶다”며 “작품의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다. 작품 선택할 때 대중에 사랑받기 위해 선택한 건 없다. 선택의 기준은 그게 아니다. 물론 사랑받으면 너무 좋다. 다만, 전 도전하고 싶거나 안 해봤거나 한국 영화사적으로 새로운 시도에 마음이 끌린다. 안전한 선택을 하는 편은 아니다. 모험심, 새로운 갈증이 작품 선택에 작용한다. 그 갈증이 어떨 때는 다 잘 됐고, 어떤 구간에서는 잘 안 될 때도 있다. 최근 관객과 소통이 잘 안됐지만, 전 안전한 것보다는 새로운 걸 하고 싶다”고 열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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