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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갈갈이 찢기는 시리아…이스라엘·튀르키예에 영토 점령 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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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스라엘방위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10일 시리아 항구 라타키아의 모습.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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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샤르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시리아가 이스라엘 및 튀르키예 등 주변 국가에 갈갈이 찢기고 있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뒤인 8일부터 자국 군대 혹은 대리 세력들을 동원해 시리아 영토로 진군해 점령하는 한편 대대적인 공습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10일 시리아 각지를 지난 48시간 동안 350차례 이상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습이 시리아 내 “전략적 무기 재고의 대부분”을 목표로 공격했고, 극단주의자들의 손에 이 무기들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목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또 전날인 10일 밤 알바이다 및 라타키아 항구에 있는 시리아 해군 전함 15척을 격침했다고 밝혔다.



이 공습들은 이스라엘군이 골란고원 동쪽의 시리아 영토로 진군해 점령한 가운데 실시됐다. 이스라엘군은 아사드 정권이 붕괴된 다음날인 8일 시리아 영내로 진군해 골란고원 동쪽의 완충지대 등 400㎢를 점령했다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골란고원 북쪽의 시리아 영토인 마운트 산 쪽에 주둔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또 레바논의 라샤야 지역을 마주하는 시리아 쪽 영토도 장악했다.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지역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불과 40㎞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 침입은 시리아의 혼란을 이용하는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튀르키예 외교부는 이스라엘이 시리아에 평화와 안정의 가능성이 생겨나는 때에 “점령자의 정신상태를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튀르키예도 시리아 북부에서 군을 동원해 쿠르드족을 대상으로 폭격을 했다.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시리아민족군(SNA)는 쿠르드족이 주축인 시리아민주군(SDF)과 8일 이후 전투를 벌이고 있다. 양쪽의 전투로 지난 3일 동안 218명이 죽었다고 런던의 시리아인권관측소는 밝혔다. 이 단체는 튀르키예가 지원하는 시리아민족군이 만비지에서 시리아민주군에 공세를 가해 양쪽에서 적어도 218명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쿠르드족의 시리아민주군도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시리아 북동부의 데이르엘주르 및 유프라테스 강 서쪽에 병력을 진주해, 시리아 정부군을 대체했다. 시리아민주군은 미국이 지난 2015∼2019년까지 이슬람국가(IS) 퇴치를 위해 쿠르드족을 동원해 무장시킨 조직이다.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및 시리아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하는데, 튀르키예는 이를 자신들이 가장 큰 안보 우려사안으로 설정하고 대처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튀르키예는 아사드 정권 붕괴 이후 세력공백이 생긴 시리아에서 자신들의 이해를 위해 영토 점령 등을 감행하는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진군한 시리아 지역을 장기 점령할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스라엘군이 침공해 점령한 이 완충지대을 만든 협정의 무효화를 고려하고 있다고 이스라엘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시리아 내의 사태 전개에 따라서 오랫동안” 이 새로운 위치를 지키게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남부 시리아에 방역지대 설치를 의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 테러가 뿌리내리는 것을 막으려고 영구적인 이스라엘의 주둔 없이도 남부 시리아에서 무기와 테러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운 방어지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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