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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진 대선 시계···“보수가 탄핵된 건 아니다” 몸푸는 여권 주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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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1년 7월2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후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유승민·박진·김태호·원희룡 후보, 이 대표, 최재형·안상수·윤희숙·하태경·장기표·황교안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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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함께 여권 잠룡들도 몸을 풀기 시작했다. 탄핵 후폭풍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조기 대선을 치를 가능성이 커지자 여권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유력 후보로 꼽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의 역풍을 맞고 정치적 위기에 몰리면서 여권의 대결 구도는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막판 찬성 선회로 탄핵소추안 가결에 결정적 역할을 한 한 대표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탄핵 반대파 의원들의 공격과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한 대표 체제는 사실상 붕괴됐다. 당대표직을 유지하며 대선 경선 룰 등을 정비한 뒤 여당의 대선 후보가 되려던 계획은 완전히 틀어졌다. 게다가 한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찬성을 밝히기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탄핵 찬성 여론을 등에 업는 데도 실패했다. 전통적 보수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한 대표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탄핵에 반대해온 홍준표 대구시장은 한 대표 체제 붕괴에 앞장서면서 여당 새 판 짜기를 주문하고 나섰다. 한 대표 사퇴 이후 혼란기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한동훈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한 데 이어 이날 “헌재 심판과 수사 문제는 윤 대통령에게 맡기자. 우리는 당 정비와 탄핵정국 수습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탄핵은 우리 당 두 용병(윤석열, 한동훈)이 탄핵된 것이지 한국의 보수세력이 탄핵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탄핵에 찬성했던 안철수 의원·유승민 전 의원·오세훈 서울시장은 탄핵 찬반을 떠나 하나로 뭉쳐 혼란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탄핵 찬성에 따른 역풍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합 카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SNS에서 탄핵 사태와 관련해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지금은 대한민국 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는 물론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도 “우리는 헌법에 따라 헌정질서를 회복하고 이 혼란을 극복해야 한다”며 “탄핵 소추안에 찬성했든 반대했든 서로를 존중하고 분열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 시장은 “당은 이 일로 분열하지 말고 다시 뭉쳐 일어서야 한다”며 “여야를 넘어 서민경제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거국적 협력과 위기 극복의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분열된 채 치러진 대선을 교훈 삼아 범보수가 뭉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 득표율은 24.03%,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득표율은 6.76%에 그쳤다. 중도로 분류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41%를 득표했다.

보수진영으로 분류되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지난 14일 BBC인터뷰에서 ‘조기 대선이 열릴 경우 출마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조건만 맞는다면 저는 대통령 선거에서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보수 정치권에 대한 대변혁이 예고된다”며 보수진영을 대표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1985년 3월생인 이 의원은 헌법상 대통령 출마 나이 제한에 따라 헌재 판결이 1월31일 이후에 나와야 출마가 가능하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차기 대선은 이르면 내년 4월 중순쯤으로 예상된다.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부터 선고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은 63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91일이 걸린 점을 감안하면 이르면 2월 파면, 4월 대선이 이뤄질 수 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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