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전망 변경에 주식시장 내림세 전환
18일 기자회견을 갖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늘 기준금리 인하는 어려운 결정(a closer call)이었습니다만 우리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이번 결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옳은 선택을 내렸습니다.”
18일 미국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발표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연준은 내년 2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이는 지난 9월 예상한 횟수(4차례) 보다 감소한 것이다. 금리 전망을 바꾼 것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미국의 경제 상황은 탄탄하며 침체의 우려가 없고, 인플레이션 수치가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주의 깊게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파월 “인플레이션, 진전을 보고 싶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며, 향후 진행 상황을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부터는 새로운 국면(new phase)이며 정책 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때 더 신중할 수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해야 할 일이 남아있고 그 일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제한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인플레이션은 기대에 비해 다시 한 번 저조한 실적(underperformed)을 보였다”면서 “우리는 정말로 진전을 보고 싶다”고 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2.7%,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의 움직임에 대해 파월 의장은 “진전이 있긴 했지만 기대했던 것보다 느렸고 조금 실망스러웠다”면서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궤도에 올라와 있다”고 했다. CNN은 “올해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정됐지만 최근 몇 달 동안 이런 진전이 멈췄고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을 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뛰어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연준의 금리 전망에 반영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감세와 관세 강화를 내세우고 있는데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파월 의장은 “차기 행정부의 정책이 오늘 전망에 어느 정도 반영됐느냐”는 질문에 “일부 위원들은 매우 예비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또 “이 시점부터는 신중하게 움직이고 인플레이션의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미 블룸버그는 “연준은 그동안 정책이 거의 완성될 때까지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했지만 이날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했다.
◇주식시장 하락하고 국채금리는 상승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의 경제 상황이 양호하다는 점을 분명한 어조로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이유 중 하나가 금리가 더 이상 경제에 제동을 걸지 않을 정도로 ‘중립 금리’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경제 전반에 대해 “지금 정말 좋은 출발점에 서 있다”면서 “고용 시장도 우려할 만큼 냉각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또 “우리는 경기 침체를 피한 것은 분명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연준은 이날 2025년 실업률 전망치를 4.4%에서 4.3%로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연준의 전망에 실망한 시장은 크게 떨어졌다. 연준의 결정이 나온 뒤 주식시장은 하락하고 국채금리는 올랐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평균은 1123.03포인트(2.58%) 떨어진 4만2326.87을 기록했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지난 8월 이후 최대 낙폭”이라면서 “10거래일 연속 하락은 1974년 이후 최악”이라고 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16.37포인트(3.56%) 내린 1만9392.69, S&P500 지수는 178.45포인트(2.95%) 떨어진 5872.16으로 마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0.1%포인트 이상 상승한 4.51%에서 거래됐고, 통화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금리는 0.09%포인트 상승한 4.33%를 웃돌기도 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뉴욕=윤주헌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