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크렘린궁 집무실에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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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생산·배치를 중단하기로 했던 조약인 ‘중거리 핵전력조약’(INF)과 ‘신전략무기 감축 협정’(New START) 탈퇴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이 이미 이 조약을 탈퇴했다는 이유를 앞세웠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9일 관영 매체인 리아노보스티와 한 인터뷰에서 “조약은 더는 실행 가능하지 않아 포기해야 한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경고를 오만하게 무시했고 실제 중·단거리 무기를 세계 여러 지역에 배치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전략 지역에서 벌이는 ‘불안한 행동’과 그에 따른 위협을 분석·평가해왔다”고 덧붙였다.
‘신전략무기 감축 협정’은 2010년 4월 체코 프라하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서명한 핵무기 감축 협정이다. 2011년 2월 발효된 뒤 2021년 1월 5년 연장에 합의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이날 탈퇴 또는 연장 가능성이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 협정에서 만료 이전 철회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의 전략적 대화에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중거리 핵전략조약’은 1987년 미·러가 사거리 500~5500㎞인 중·단거리 탄도 및 순항 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핵무기 경쟁을 중단한다는 의미와 함께 미·소 냉전의 종식을 의미하는 조약으로 인식돼왔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러시아가 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 시리즈를 개발하고 미국이 유럽 미사일 방어 시스템(MD) 구축을 추진하면서 군축 기조는 수차례 흔들렸다.
2017년 러시아가 발트해 연안에 이스칸데르를 실전 배치하자, 2019년 10월1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만약 러시아가 6개월 안에 조약을 다시 준수하지 않으면 정식 탈퇴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고 이는 그대로 확정됐다.
러시아와 미국의 대립은 러·우 전쟁을 거치며 그 강도가 세지는 중이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덴마크와 서방 국가에 대한 조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 라브로프 장관은 “서구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모든 종류의 무기는 러시아군의 합법적 표적”이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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