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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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의 소환조사에 불응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당당하게 자진출석해 수사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민의힘 안에서도 커지고 있다.
검사 출신인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공수처와 대통령실이 조율해서 (윤 대통령이) 자진출석을 하는 방향으로 정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조수사본부(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경찰·국방부 조사본부)의 체포영장 청구 직전 라디오에 출연한 박 원내수석은 “만약에 체포영장이 발부돼서 (수사기관이) 집행하려고 하고 경호실은 집행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충돌 가능성도 문제지만 국격 추락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대외 신인도(에) 문제도 있고, 우리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경호처의 경호를 받는 윤 대통령이 영장 집행을 거부할 경우, 수사기관과 경호처 간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으니 스스로 수사기관에 나가 수사받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안에선 윤 대통령의 수사 회피와 탄핵심판 지연 행위가 장기화하면서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던 상황이었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의 세차례 소환조사에 불응하면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청구됐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서류 수령을 거부하면서 그동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지연을 비판해온 당의 처지도 옹색해졌기 때문이다. 박수민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윤 대통령 체포영장 청구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 “(당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우리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수사·재판을) 차분히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의 정치적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는 분위기도 읽힌다. 변호사를 지낸 이상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에이(A) 유튜브 방송에서 “윤 대통령이 자꾸 (수사를) 회피하거나 시간을 질질 끌어서 대한민국의 체통이나 국민의 자존심에 더 이상 상처를 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이 얘기했던 대로 당당하게 수사나 탄핵 재판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법조인 출신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그동안 ‘법 앞의 평등’을 강조해왔으니 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하는 입장이지 않나. 대통령의 품위를 생각하면 자진출석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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