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등 여파에 ‘연초 효과’ 없어
‘추경’ 현실화 땐 회사채 시장 더 악화
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6월까지 회사채 만기도래 물량은 49조8012억 원으로 지난해(48조6384억 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당장 1분기(1∼3월) 만기도래 규모는 26조59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조7895억 원)보다 4조8000억 원가량 더 많다.
통상 연초에는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자금 집행을 재개하면서 채권시장이 강세(가격 하락)를 보이는 ‘연초 효과’가 나타난다. 하지만 올해는 투자심리 위축에 따라 연초 효과를 기대하지 쉽지 않은 상황이다. A증권사 회사채 담당 부장은 “업황이 부진한 화학과 건설업종에 대한 회사채 투자가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 등의 발행이 늘어 회사채 시장의 연초 효과는 이전보다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회사채 금리의 기준이 되는 국채시장의 상황도 좋지 않다. 외국인투자가의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12월 약 3조 원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국채 금리 상승(가격 하락)의 요인으로, 회사채 금리에도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올해 국채 총 발행 한도 197조6000억 원에 최대 2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까지 현실화되면 시장에 풀리는 국고채가 220조 원 상당으로, 회사채 시장의 자금이 국채로 흘러들어가 회사채 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기업들로서도 회사채 발행에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은 형편이다. 고환율은 기업의 원자재 구입 및 물류 비용을 증가시키며, 장기적으로 외화 부채의 원화 환산 금액도 급등시켜 재무건전성 저하와 신용등급 하락 압력을 불러오는 요인이다.
이 가운데 6일 포스코를 시작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G유플러스,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대기업이 새해 첫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장기물보다는 단기물과 신용등급이 우수한 회사채 위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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