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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은 모두를 설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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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나의 실버타운 일기] (4) 점을 보는 마음 1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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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서 점도 본다? 젊은이들이 인터넷이나 타로점을 즐겨 보고 점집을 찾아 직업·연애·재산 상담을 한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지만, 챗GPT까지 등장하다니 점을 보는 마음은 영원한가 봅니다. 점 보는 이야기에는 저마다 약간의 추억담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새해를 맞으면 온 가족이 토정비결을 보았죠. 호기심과 기대로 긴장했던 설 이벤트였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나는 거의 매일 아침 신문에서 오늘의 운세를 찾아보았습니다. 한결같이 애매모호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그걸 꼬박꼬박 챙겨보았어요. 그리고 돌아보니 평생 여섯 번이나 점집을 찾았던 경험도 있습니다.

여섯 곳 모두 “아주 잘 맞힌다”는 경험자의 추천으로 찾아간 유명한 점집이었습니다. 방 하나에 여러 명이 둘러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앞사람의 운명 풀이를 얻어듣게 됩니다. 그런데 거의 예외 없이 상담자가 먼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더라고요. “남편이 속을 썩이겠구먼” 또는 “자식이 내 뜻대로 되질 않아” 이 한마디면 “맞아요” 하면서 바싹 다가가 앉습니다.

정치인이건 사업가이건 주부이건 연예인이건 미래는 불안하고 어딘가 기댈 곳이 필요한 건 어느 시기에나 마찬가지입니다. 훗날 추천자에게 무엇을 그렇게 잘 맞혔냐고 물었더니, “올해 출마하면 당선될 거라고 장담했다”며 예비 후보자 A가 답했습니다. 다른 사람 B는 “식당을 개업하려고 찾아갔더니 돈을 낙엽 모으듯 갈퀴로 긁어 모을 운세라는 점괘를 들었다”는 거예요. 희망은 모두를 설레게 합니다.

그런데 제가 가본 점집 중 두 군데는 달랐습니다. (*다음 주에 이어집니다)

[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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