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긍선 대표는 주주총회에서 유임 예정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어"
서울의 한 택시회사 차고지에 카카오모빌리티의 11인승 택시 '벤티'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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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대표였던 정주환 전 카카오 부사장이 거액의 스톡옵션 행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정 전 대표가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믿고 차익 실현 없이 주식을 보유할 거라 밝혔지만, 일부에서는 회사가 각종 사법리스크에 몰린 상황에서 경영 책임자였던 이가 막대한 이익을 거둘 기회를 잡았다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지난해 만기가 도래한 카카오모빌리티 주식에 대해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톡옵션은 기업의 임직원이 일정 기간 안에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로 주가가 오르면 임직원 수익이 커져 IT업계의 대표적 인센티브로 꼽힌다.
업계는 정 전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이익 규모가 현재 기준 95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내용은 25일 예정된 카카오모빌리티 주주총회를 거쳐 이달 말 공개되는 사업 보고서에 기재된다.
다만 해당 주식에 대한 매각은 하지 않아 차익 실현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정 전 대표가 지난해 만기가 도래한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들었다"며 "현재 매각 계획은 없고 계속 보유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번 주총에서 2020년부터 회사를 이끌어온 류긍선 대표에 대한 연임 안건을 의결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들이 자리를 유지하고, 창업자에 해당하는 인물이 공교로운 시점에 거액의 이득을 취하며 결과적으로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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