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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플랫폼 글로벌 경쟁력 강화 '규제보다 진흥' 목소리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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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국회의원 연구단체 디지털경제3.0포럼이 2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을 조망한다'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중국의 딥시크 등 글로벌 AI 패권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학계·산업계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부 교수는 '한국 플랫폼의 경제적 가치와 밸류업 전략'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플랫폼의 가치는 플랫폼에서 생산되는 재화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둘러싼 생태계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한국 플랫폼 경제의 가치는 2025년 약 504억 9,600만 달러(한화 약 800조 원) 규모로 추산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플랫폼 경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규모는 아직 미미하고 대표적인 국산 플랫폼조차도 빅테크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플랫폼의 높은 성장성과 한국 경제 밸류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플랫폼을 성장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정보시스템및데이터분석학과 교수는 'K-플랫폼을 통한 한국 외식산업의 성장 : 왜 규제보다 진흥인가'를 주제로 한 발제에서 "배달 플랫폼은 음식점, 라이더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은 정부의 강한 규제 움직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 교수는 "동남아 시장의 75%를 점유하는 그랩(Grab)의 경우, 싱가포르의 '일단 허용 후 사후 규제'를 기조로 신사업 개발과 사업 확장이 용이했다"며 "해외에서는 규제 일변도가 아닌 산업 진흥 정책을 통해 플랫폼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는 'K-플랫폼을 통한 한국 웹툰산업의 성장'을 주제로 "2023년 기준, 글로벌 만화 시장 규모는 한화 약 17조 원으로 글로벌 시장 내 한국의 점유율은 5위로 경쟁력이 크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웹툰 생태계에서 대표적인 7개 플랫폼의 매출이 총합 1조 4,094억원에 달하는데 결국 이들을 통해 창작자들이 자기 작품을 유통할 수 있으므로 플랫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툰산업이 전통적인 만화와 가장 구분되는 점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는 점"이라며 "웹툰 플랫폼이 글로벌 각지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나 현지 기업들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국내 기업의 자율성과 성장을 최대화할 수 있는 정책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전문가들과 함께 K-플랫폼의 가치와 성장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콘텐츠 플랫폼은 이용 사업자의 직접적인 이익 기여 외에도 이들 사업자의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상대적으로 창작자, 이용자에 비해 규모가 크지만, 이들도 글로벌 포식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약자로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선지원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디지털경제를 구성하는 3가지 인프라는 통신망, 에너지, 플랫폼"이라며 "모든 인프라가 그렇듯 플랫폼 역시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므로 일률적으로 플랫폼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선 교수는 "다른 나라의 규제 모델을 그대로 이식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시장의 특징을 포착하고 개별 영역에 걸맞는 규제 방법론을 채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은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보는 "플랫폼 산업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플랫폼에서 생성되는 방대한 데이터는 AI 기술 발전의 핵심 기반이 되어 다양한 서비스 혁신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명백한 경쟁제한행위는 엄격히 규제하되 완전히 형성되지 않고 발전 중인 시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산업 진흥과 혁신 가능성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주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시장에 전달되는 규제 시그널만으로도 플랫폼 투자 시장이 위축되어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플랫폼을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혁신을 촉진하는 핵심 자산으로 봐야하며, '국가 플랫폼 자본주의(State Platform Capitalism) 관점에서 플랫폼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의 좌장을 맡은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 플랫폼 산업을 진흥시킬 수 있는 부처가 어디인지, 부처이기주의로 각 부처가 플랫폼을 규제하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것은 아닌지 국회에서도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종합토론을 마무리했다.

이번 토론회는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K-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보다는 진흥 중심의 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제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글 : 손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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