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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온라인 명품 플랫폼 '발란'이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나흘째 모든 결제 서비스가 중단된 가운데, 최형록 대표는 3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부터 발란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모든 결제 수단이 차단된 상태다. 웹사이트는 정상적으로 가동되어 상품 조회는 가능하지만, 실제 구매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용자들이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시도하면 "현재 모든 결제 수단 이용이 불가하다. 이른 시일 내 정상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 중"이라는 안내 메시지만 표시되고 있다.
발란의 이번 위기는 자금 유동성 확보 실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발란은 올 1분기 내 계획했던 투자 유치를 일부 진행했으나, 당초 예상과 달리 추가 자금 확보가 지연되며 단기적인 유동성 경색에 빠지게 됐다. 최근 실리콘투로부터 선납입받은 투자금 75억원으로는 쌓인 미정산금을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발란의 미정산 대금은 약 13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정산일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입점업체까지 고려하면 피해액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발란은 입점업체의 규모와 계약 시기에 따라 7일, 15일, 30일 등 다양한 정산주기를 운영해 왔다.
업계에서는 발란이 지난해 1조3000억원 규모 미정산 사태를 일으키고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티메프(티몬·위메프)와 비슷한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티몬과 위메프도 사태 초기에는 시스템 업데이트로 인한 일시적인 정산금 지급 지연이라고 해명했지만 결국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발란의 미정산 사태는 명품 버티컬 커머스 플랫폼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품 소비 부진으로 명품 중심의 이커머스 플랫폼의 성장동력이 꺼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개인 명품 시장 규모는 3630억 유로(약 538조원)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1년 사이 4곳의 명품 플랫폼이 폐업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랜드글로벌이 운영하던 명품플랫폼 '럭셔리 갤러리'가 문을 닫았고, '디코드', '캐치패션', '한스타일'도 사이트 폐쇄를 결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발란의 이번 위기는 최 대표의 경영 실패도 원인이겠지만, 전 세계적으로 명품시장이 어려움을 겪는 것과도 연관돼 있다"며 "신세계, 롯데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업체에서도 명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어 명품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력도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이미 지난 3월부터는 쿠폰 및 각종 비용을 구조적으로 절감해 흑자 기반을 확보한 상태"라며 "온라인 명품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서 파트너와 고객의 높은 신뢰와 의존도를 갖추고 있어,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단기적인 자금 유동성 문제만 해소된다면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발란은 회생절차와 함께 M&A를 병행하기 위해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본격적인 실행에 나설 예정이다. 최 대표는 "회생계획안 인가 전에 외부 인수자를 유치하여 향후 현금흐름을 대폭 개선함으로써 사업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을 빠르게 높이기 위한 결정"이라며 "조기에 인수자를 유치하여 자금 유입을 앞당김으로써 파트너 여러분들의 상거래 채권도 신속하게 변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발란은 담보권자나 금융권 채무가 거의 없는 구조로, 이번 회생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채권자는 바로 파트너 여러분"이라며 입점 파트너사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글 : 손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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