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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무역 78년 뒤흔든 충격…"한국, 그래도 최악은 피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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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의 관세율 높지만, 중국·EU·일본 등과 비슷한 범위…수출만 가지고 미국 공략 이제 어려워

3일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 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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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를 두고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 수출국과 비슷한 관세를 부과받았다는 점에서 미국 내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무역 질서가 재편됐다는 점에서 민관이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민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경제인협회 주최로 열린 '트럼프 상호관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서 "현실적으로 (26%의) 관세율이 높기는 하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늘은 (미국의) 해방일"이라며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행정명령에 따르면 한국의 관세율은 26%다. 이날 발표한 상호관세 중 10% 기본관세는 5일 0시 1분부터, 국가별 관세는 9일 0시 1분부터 부과될 예정이다.

이 원장은 "대부분의 국가가 비슷한 관세율이 부과되면서 앞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26%만 생각하면 높은 관세율이지만 중국(34%), EU(20%), 일본(24%) 등과 비슷한 범위 안에 있어 최악의 상황은 피했고,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허윤 서강대 교수는 "미국의 제조업 기반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많은 품목은 미국 시장에서 주요 수출국들이 경쟁하는 구도"라며 "미국산 제품과 경쟁하는 구도에서는 (관세부과가) 불리하지만 수출국들끼리 경쟁하는 구도라면 26% 정도는 그렇게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허 교수는 "한미 FTA가 무력화될 우려도 이야기하지만 사실 한미 FTA를 통해서 굉장히 낮은 지금 관세를 받고 있기에 거기에 26%를 더하면 결코 경쟁 구도에서 불리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상호관세는 기존 관세에 추가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관세가 낮거나 없는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여한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FTA가 없는 국가보다는 그나마 괜찮은 상태"라며 "또 원화가 굉장히 절하된 상태로 (수출기업은) 관세 상승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78년 체제 이후 오늘 발표 가장 큰 사건..."너무 일희일비할 필요 없어"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주요 내빈들이 3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트럼프 상호관세,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세미나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4.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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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 참석자들은 공통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는 자유무역 시대의 종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현재의 국제 교역 체제가 1947년에 시작됐다"며 "78년간 이어온 GATT 체제에서 오늘 발표가 가장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최병일 태평양 통상전략혁신 허브 원장은 "충격과 공포가 생각났다"고 했다.

허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협상론적인 사업가로서 국가를 이끄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그의 말에 너무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며 "우리로서는 이제 협상을 남겨두고 있고, 협상 테이블에 올릴 카드의 우선순위를 정부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 원장은 "미국과 본격적인 협의 또 협상이 시작될 그 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제부터가 중요하다"며 "팀 코리아, 민관협력이 더 중요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기업별로 대응하다 보면)우리가 줄 건 다 내주고 마지막에 가서 크레딧을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 위원은 "기업 입장에서는 5년 이상을 보고 투자하느냐 아니면 관세를 그냥 물고 수출하느냐 여러 가지 전략적인 이슈가 있을 수 있다"며 "트럼프 4년에 한정되지 않는 큰 흐름이라면 이제 수출만을 가지고 우리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시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대미 아웃리치 전략의 정교화가 중요하다"며 "연방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도 중요하지만, 주정부와 주의회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아웃리치 또한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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