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P 500 기업 수익 41% 해외…트럼프 관세 대응으로 수출 타격 가능성
中, 韓·日·EU 등에 美 대체 거대시장 제공하며 끌어들이는 기회로 삼을 수도
“트럼프 구상 세계질서개편의 결과, 기대하는 ‘황금기’와 다를 것”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이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상호 관세'를 발표하기 위해 오벌 오피스에서 나오고 있다. 2025.04.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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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로 새로운 ‘보호무역 시대’는 기대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SJ은 ‘트럼프의 새로운 보호주의 시대’ 제하의 사설에서 트럼프가 이날 ‘해방의 날’이라며 발표한 관세는 미국 경제와 세계 무역시스템을 재편하겠다는 시도지만 ‘상호 관세’라는 이름부터 문제삼았다. 말만 ‘상호적’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전세계 모든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를 부과하고 60여개 ‘불량 행위자’에 대해서는 관세율, 통화조작, 비관세 장벽 등을 이유로 임의적으로 관세율을 산정한 뒤 그 중 ‘절반으로 할인해서’ ‘상호 관세’를 부과했다.
첫째 새로운 경제 리스크와 불확실성의 증가다. 트럼프의 관세 폭격에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다.
미 국내 소비자와 기업도 관세라는 세금 부과로 물가 상승과 생산비 증가 등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관세 보호 장벽속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의 경쟁력은 점차 침식될 것이다. 경쟁을 둔화시키는 관세 보호장벽과 독점적 이익으로 혁신의 필요성을 감소시킬 것이다.
미국이 1950년대와 1960년대 철강과 자동차 산업에서 보았던 모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신은 관세 폭탄을 투하하면서 상대방은 대응하지 말라며 관세전쟁에서 미국이 유리하다고 자신한다. 그럴까.
미국은 2차 대전 후의 자유무역 질서에서 낮아진 장벽을 넘어 상품과 서비스 시장을 확대했다. 양자 및 다자간 무역 협정도 미국이 주도했다. 미국 S&P 500 기업 수익의 41%가 해외에서 발생한다.
트럼프의 관세 장벽은 이러한 시스템을 파괴하고 보복을 불러올 것이다. 보복 관세로 인한 수출 피해,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간의 무역협정으로 미국 기업이 배제되는 상황도 있다.
셋째는 더 커지는 워싱턴의 늪이다. 이는 관세를 피하고 싶은 기업과 국가가 관세를 낮추거나 없애기 위해 치열한 로비를 벌이게 할 것이다.
트럼프는 관세 면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들이 관세 면제를 지렛대로 선거 자금을 모으는 방법으로 여기면서 관세 면제 없을 것이라는 약속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은 ‘해방의 날’은 늪지대에서 요트를 또 사게 하는 날이라고 비꼬았다.
영국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세계 경제 질서의 지도국이 되기에는 너무 약해졌다.
미국은 대공황과 2차 세계 대전 이후 리더로 부상했다. 전후 미국이 주도한 자유 무역 확산은 국내외에서 70년 동안의 번영을 가져왔다.
분야별 산업의 흥망성쇠에도 미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수십 년 동안 약 25%로 안정적이었다.
이제 트럼프가 그런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각국은 시장 효율성이 아니라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세계 시장을 분할하려 할 것이다.
WSJ은 최악의 경우 세계 무역 시스템은 1930년대의 ‘근린궁핍화정책(近隣窮乏化政策 ·beggar-thy-neighbour policy)’의 시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근린궁핍화정책’은 다른 국가의 경제를 희생시켜 한 국가가 경제 문제 해결을 시도하려는 중상주의를 대표하는 것이다.
트럼프의 관세로 21세기 세계 경제질서가 멀리는 18세기 중상주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세계 최대 미국 시장이 가진 장점과 막강한 군사력으로 타국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칼럼리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에서 중국은 관세 위협으로 주눅들 미국이 생각하는 그런 국가가 더 이상 아니라고 진단했다.
프리드먼은 트럼프가 ‘해방의 날’ 전략으로 관세를 올려 미국의 혁신을 촉진하는 국가 과학 기관과 노동력을 파괴할 때 중국의 ‘해방 전략’은 더 많은 연구 캠퍼스를 세우고 인공지능(AI) 기반 혁신을 늘려 트럼프의 관세로부터 영구히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WSJ가 다섯 번째로 거론한 부작용도 트럼프의 계산과 달리 그의 관세는 중국에 더 큰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1기 행정부에서 관세를 중국을 압박하는 도구로 휘두르자 중국은 아시아 태평양 국가 다수와 무역 관계를 강화했다.
이번에도 트럼프의 관세 공세는 중국으로하여금 미국의 동맹국을 설득하기 위해 거대한 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봤다.
한국과 일본이 첫 번째 타깃이지만 유럽도 중국의 고려 대상이다.
미국 시장 접근성에 대한 의심 속에서 중국과의 무역 관계가 더 긴밀해 질 수 있다. 앞으로는 미국과 보조를 맞춰 중국에 대한 기술 수출 통제를 가하거나 화웨이를 금지할 가능성이 낮아질 것이다.
WSJ은 이 외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많은 부작용이 불거질 것이라며 트럼프는 새로운 보호무역주의 세계가 가져올 역풍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는 트럼프가 생각하는 새로운 ‘황금기’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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