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 규제혁신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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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넘게 이어진 ‘한덕수 출마설’에 침묵을 지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등 ‘외교·통상 전문가’ 이미지 구축 행보는 거듭해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6·3 대선 출마가 결국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대미 관세협상을 거론하며 “저에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한 말에서 생략된 대목이 ‘내가 대통령이 돼서’라는 세간의 의심이 기우가 아니었던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파면된 정부의 불법적인 관권선거 획책”이라고 직격했다.
한 권한대행은 30일 한-미 조선 협력 논의차 방한한 존 페일런 미 해군부 장관을 만나 “조선 협력은 한-미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대표 분야로 한국은 미국 조선업 재건을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을 면담하고 ‘규제 혁신’ 등을 강조했다. 1일엔 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하는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사퇴하더라도 안보에 공백이 없도록 당부하는 한편, 군 통수권을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국방·외교 현안 등을 파악하려는 회의로 전해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방한 중인 존 페일런 미 해군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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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거취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는 가운데 한-미 관세 협상을 비롯해 외교·안보 현안 대응과 민생 행보를 거듭하는 것이 사실상의 관권선거라며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한 권한대행은 이를 개의치 않은 채 ‘사퇴 예상일’을 하루 앞두고도 ‘마이 웨이’를 계속한 것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선 한 권한대행의 출마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60~70%로 집계되고 있다.
한 권한대행은 2일 국회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과 협치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과 파면으로 치러지는 대선인 만큼,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내려놓으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명분’을 쌓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사석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만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는 한 권한대행은 출마 회견에서 ‘반이재명 빅텐트’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한 권한대행은 3일 확정되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단일화와 관련한 김문수·한동훈 대선 경선 후보의 태도가 달라 누가 후보가 되느냐에 따라 단일화 속도와 방법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선에 뛰어들 때부터 ‘한덕수 마케팅’을 펼쳐 온 김 후보 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 등록일(5월10~11일) 전인 7일을 단일화 1차 시한으로 잡고 있다. 반면, 한 후보 쪽은 “당이 선출한 후보가 중심”이라며 최소한 ‘후보 양보’는 없다는 태도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본인의 성과로 포장해 대선 출마의 발판으로 삼으려 국익을 가져다 바치려고 했다”며 “물을 수 있는 모든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논평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권한대행이 사직하지 않은 채, 측근들에게 선거 캠프 구성 등 선거운동 준비를 하게 했다면 불법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한 권한대행과 경기중·고 동창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라디오에서 “(한 권한대행이) “메시아는 무슨 개뿔이 메시아인가”라며 한 권한대행이 김문수·한동훈 후보보다 “경쟁력이 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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