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서 대국민 사과·사퇴
"책임 가볍지 않아… 변명 생각 없다"
"대선 패배,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후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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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원내대표가 5일 대선 패배 책임 차원에서 원내대표직을 사퇴하기로 했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해 말 원내대표직을 수락하면서 대선 준비를 마친 뒤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결과적으로 대선 패배 이후 친한동훈계(친한계)를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자 못 이겨 물러나는 모양새가 됐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서 제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 그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변명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거대 야당의 무리한 악법 강행처리를 막기 위한 재의요구권 방어 100석을 지켜내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을 막고 화합을 지켜내기 위해, 당내 일각의 지속적인 도발과 자극, 인격 모독까지 감내했다"며 "부족한 저를 믿고 도움 주신 의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대선 패배에 대해서는 "김문수 후보에게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면서 "저부터 깊이 성찰하면서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국민께 사과했다. 보수 재건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 집권여당 국민의힘의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라며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뒷짐 지는 행태, 분열의 행보를 보인 부분 등 자해적 정치 행태에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당이 분열하며 대선 국면에서조차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 이후에도 당권 경쟁과 계파 갈등으로 사실상 자중지란에 빠져 있다. 권 원내대표는 "더 이상 분열은 안 된다. 하나가 돼야 한다"며 "이제는 정말 중도와 보수가 화합하고 쇄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고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검사징계법과 3대 특검법(내란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 처리를 예고한 데 대해서는 "민생과는 거리가 먼 무더기 특검법이나 정치보복적 검사징계법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새 정부의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냐"면서 "가장 힘이 있을 때, 가장 국민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가는 의미 있는 민생 정책과 법안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나광현 기자 nam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