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사시 드론 전략 짜는 양국
그래픽=백형선 |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는 지난 3일 ‘드론 대항전으로 미래 전쟁 모습을 바꾼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드론이 전쟁의 주역으로 떠오르면서 상대의 드론 전력을 통제하고 억제하기 위한 작전 체계 조정이 필수”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군 전문가들을 인용해 “드론 대응 부대의 창설로 기존 전투 부대의 드론 대응 역량을 통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군은 2016년 초 공군에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임무를 부여한 특수부대를 창설했지만, 육·해상 전투 등에 투입 가능한 전문적인 드론 부대는 만들어지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7일 “중국 당국이 미국의 지옥도 전략을 인지하고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드론이 전선을 확대하는 역할을 했다면, 대만해협에서 벌어지는 전쟁은 아예 초기부터 드론이 전면에 등장하는 첫 대규모 전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헬스케이프 전략에 따르면 중국군 함대가 대만해협을 건너기 시작하자마자 수천 대의 미군 드론이 육해공을 뒤덮으며 1차 방어선 역할을 하게 된다. 현재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미군 병력은 37만5000명 수준인 반면 중국군은 200만명에 이른다. 존 퍼파로 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우리는 헬스케이프 계획에 따라 그들(중국군)의 삶을 한 달 동안 완전히 비참하게 만들 수 있고 우리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미군의 무인 전투 능력이 ‘비대칭적인 우세’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책과학연구회 왕윈페이 연구원은 차이나데일리에 “헬스케이프 전략은 전통적인 전투에서 미국이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했다. 공군 정비사 출신 군사 전문가 푸첸사오는 “최근 수년 동안 중국의 드론 기술 발전은 민·군에서 비약적으로 이뤄졌으며, 군집 드론 운용 능력은 미국과 대등한 수준”이라면서 “중국이 세계 최대의 드론 생산국이라는 사실을 미국은 잊고 있다”고 했다. 드론전에서 중국이 밀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미국의 드론에 맞설 중국의 드론 부대는 AI(인공지능) 기술을 핵심 역량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해방군보는 “(전자파를 무기로 활용하는 특수 부대인) 전자전 부대를 업그레이드하여 AI 기반 분석 능력을 갖춘 부대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AI 기반 드론 전쟁은 물리적 화력 밀도보다 지휘 판단의 속도와 정확성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AI 기술 기반으로 ‘군집 드론(드론 군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딥러닝(AI가 인간 뇌처럼 스스로 학습)을 활용한 데이터 수집·작전 지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은 기존 드론 공격 대응 체계 재점검에도 나섰다. 중국 남부전구 공군은 작년 11월 전 병력과 장비가 참여하는 드론 조기경보 훈련을 실시했고, 중국·라오스 합동훈련에서는 반(反)드론 전술이 포함됐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