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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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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변호인 또 발탁, 통진당 출신도… 조국 사면 이어 ‘진영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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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각 인선 마무리]

    李, 내일 공식 취임식 앞두고 단행

    조선일보

    13일 대통령실은 장관급 6명, 차관급 10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최교진 교육부 장관 후보자,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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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발표된 장차관급 인사에는 전교조와 민변, 통진당 출신 등 ‘진보’ 색깔이 강한 사람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 사건의 변호인 출신도 들어갔다.

    앞서 이 대통령은 기업인과 보수 진영 인사들도 내각에 포함해 “통합형 깜짝 인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발표를 두고 여권에선 “인사 콘셉트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말이 나왔다.

    인사 배경을 놓고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으로선 ‘조국 사면’처럼 ‘대선 청구서’를 받아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분석과, “이번 인사가 이 대통령의 본심”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능력과 자질 위주로 검증을 거쳐 선발된 인사들”이라며 “특정 단체 이력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최교진 세종교육감은 경력의 상당 부분이 전교조 활동으로 채워져 있다. 인사 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전교조 출신 첫 교육부 장관이 된다. 충남 보령 출생인 최 후보자는 중학교 교사로 활동하며 세 차례 해직을 경험했다. 1984년 전두환 군사정권 당시 교육 운동을 하다 첫 해직이 됐고, 이후엔 전교조 활동을 하고 항의 농성을 하다 해직당했다. 2003년 12월 음주 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후보자는 2014년 세종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교육부 장관에 임명되면 세종시교육감 자리는 공석이 돼, 내년 6월 지방선거 때까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이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자진 사퇴해 공석이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는 원민경 변호사가 발탁됐다. 원 후보자는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출신이다.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여성 단체에서 법률 자문 역할을 해왔고, 현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과 한국여성의전화 이사를 맡고 있다. 문재인 정부 때 여가부 장관을 지낸 진선미 민주당 의원 역시 민변 여성위원장 출신이다. 민변 여성위원장 출신들이 문재인·이재명 정부 여가부 장관 자리를 나란히 가져간 것이다.

    차관급으로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에 방용승 전북겨레하나 공동대표를 발탁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는 과거 통진당 전북도당 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민주당 내 ‘이재명 친위 조직’으로 알려진 더민주 혁신회의의 상임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본인 사건 변호인 출신을 요직에 발탁했다. 금융감독원장 후보자로 발표된 이찬진 변호사는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동기(18기)이자, 이 대통령의 대북 송금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변호를 맡았었다. 또한 민변 부회장과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출신이다. 이 후보자는 2019년 이 대통령에게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담보로 5억원을 빌려준 바 있다.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사건 2심에서 지사직 상실형을 받은 이후다.

    이찬진 후보자를 포함하면 이 대통령 사건을 맡았던 법조인 12명이 대통령실과 정부, 국회 등 새 정부 요직에 기용된 상황이다. 송기호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 김희수 국정원 기조실장, 이상갑 국정원 감찰실장도 민변 출신이다.

    이날로 마무리된 이 대통령의 조각(組閣)을 두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경제·산업 분야에는 기업인과 전문 관료 출신을 배치하고, 사회 분야는 진보 색채 인사를 배치해 균형을 맞춘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권에서는 “‘이재명 당선’에 힘을 보탰는데 엉뚱한 사람들에게 자리를 나눠 준다는 불만이 쌓인 상태”라며 “그런 기류를 반영한 인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가 2주 연속 하락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1~12일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54.7%, 부정 평가는 39.5%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지난 조사 대비 4.1%포인트 하락했다. KSOI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에 대한 광복절 특사 갈등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주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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