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위 적자 가구 비율도 늘어
28일 통계청은 ‘2025년 2분기 가계 동향 조사’에서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283만6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8% 늘었지만, 물가 상승 폭을 빼고 집계한 실질 소비 지출은 1.2% 줄었다고 밝혔다. 실질 소비 감소 폭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4분기(-2.3%) 이후 4년 반 만에 가장 컸다.
구체적으로 보면, 가정용품·가사서비스 부문 소비 지출(-12.9%)이 가장 많이 줄었다. 이어 의류 신발(-5.8%), 교통 운송(-5.3%), 교육(-3.2%) 등 순으로 씀씀이를 줄였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
가구 씀씀이가 위축된 것은 실질소득이 제자리걸음을 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6만5000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고 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소득은 0.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질소득 증감률은 작년 1분기(-1.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 이지은 과장은 “실질소득은 근로·사업소득 모두 감소했는데, 특히 사업소득이 많이 감소했다”며 “지난 4~6월 (내수 위축으로) 자영업자가 많이 줄어들어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10~12월) 1%대로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들어 다시 2%대로 올라선 것도 실질소득 감소에 영향을 줬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
문제는 가구들이 실질 소비를 줄이고 있음에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적자(赤字)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적자 가구는 처분 가능 소득(세금 등을 뺀 실제 쓸 수 있는 돈)보다 소비 지출이 큰 가구를 말한다. 올 2분기 적자 가구 비율은 23.6%로 작년 2분기(23.9%)보다 소폭 낮아졌으나 1분위(소득 하위 20%) 적자 가구 비율은 같은 기간 54.9%에서 56.7%로 1.8%포인트 올랐다.
2분기 기준 1분위 적자 가구 비율은 코로나 팬데믹이 터진 2020년(47.1%)과 비교해 10% 가까이 급등했다. 신용 점수가 낮은 1분위 가구는 급전(急錢)이 필요하면 이자가 높은 사금융이나 대부 업체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어 ‘연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의 적자 가구 비율은 지난 1년간 9.5%에서 7.9%로 1.6%포인트 내려갔다.
정부는 민생 회복 소비 쿠폰 지급 등으로 3분기(7~9월) 이후로는 실질 소비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물가와 제조업 부진, 통상 불확실성 등 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실질 소득 개선과 소비 회복이 본격화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통계청 이지은 과장은 “지난 4~6월은 국내외 사회·경제적 불확실성이 많이 컸던 시기여서 내수 회복이 다소 지연됐다”며 “민생 회복 쿠폰 지급에 따른 하반기 소비 심리 반등을 (통계청으로서)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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