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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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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과 악수’ 우원식 의장 “남북관계 다시 시작 쉬울 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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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우원식(사진 왼쪽) 국회의장이 자오러지(사진 오른쪽)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격) 상무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국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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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인사를 나눈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금 남북관계에 비춰볼 때 잠시나마 만남이 이뤄진 것은 그나마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4일 우 의장은 중국 베이징 캠핀스키호텔에서 베이징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에서 “본격적인 대화를 나눌 수 없어 아쉬웠다”면서도 “남북 관계가 끊기고 긴 시간이 흘러, 다시 시작하는 일이 쉬울 리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둘 만남에 관심이 쏟아졌지만, 양쪽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췄다. 남북 관계 복원을 지향하는 이재명 정부도 북의 부담을 우려해 지나친 낙관을 경계하고 있다.



    우 의원은 전날 열린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돌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2일 박지원, 김태년, 박정, 홍기원, 김준형 의원들과 함께 베이징을 찾았다. 김 위원장이 같은 날 방중하면서 우 의장은 전날 전승절 열병식(군사 퍼레이드)를 참관하기 위해 천안문 성루(망루) 위를 오르기 전 대기실에서 마주쳤고, 악수를 겸한 짧은 만남이 이뤄졌다. 열병식에 이어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기념 리셉션에 우 의장과 김 위원장 모두 참석했지만, 떨어진 자리에 배석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우 의장은 설명했다.



    긴장감이 흐르는 남북 관계에 다리를 자처한 것은 러시아였다. 우 의장은 리셉션 중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며 그가 “남북 관계에 대한 의견과 김 위원장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를 물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질문에 우 의장은 “새 정부와 국회는 한반도에서 평화 공존의 시대를 열어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여기고, 그 분위기를 만들어 가려 노력하고 있다”며 “그 첫 단추로 남북이 문화 교류를 통해 접근하길 바란다는 걸 전해 달라고 답했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문화 교류는 내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유네스코 48차 세계유산위원회다. 우 의장은 “내년 위원회가 끝나고 위원들이 한국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둘러볼 텐데, 금강산도 갈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이 이야기를 김 위원장에게 전해달라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알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단은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만남도 이어갔다. 우 의원은 “우리는 광복 80년, 중국은 전승 80년을 맞는 해로 양국 공동의 역사적 경험에 기초한 우호감을 바탕으로 해 새로운 (한-중) 미래를 기획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전승절 행사 참석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오전 대표단은 인민대회당에서 서열 3위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격) 상무위원장을 접견했다. 우 의장과 자오 위원장은 “양국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라고 뜻을 모았다. 동시에 한국은 중국에 서해에서의 인공시설 설치 문제를, 중국은 한국에 반중 시위 확산 문제를 거론하며 우려를 표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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