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가족과 강화도 접경지역 찾아
“이산가족 생사 확인이라도 할 수 있어야...남북 모든 정치의 책임”
“북측에도 ‘인도적 차원 고려해달라’ 이야기 꼭 전하고싶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실향민 가족들과 함께 강화도 평화전망대를 찾았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긴장이 격화되고 적대성이 너무 강화돼 서로 연락도 안 하고 이러다 보니까 한때는 이산가족 상봉도 하고 소식도 주고받았는데 이제는 완전히 단절됐다”며 “이런 상태가 모두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의, 정치의 부족함 때문이라는 자책감을 갖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하루빨리 남북 간 적대성이 완화돼 서로 소통하고 교류하고 협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서 혈육 간에 헤어져 서로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는 이 참담한 현실이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북측에도 사실 이런 안타까운 점들에 대해 인도적 차원에서 고려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며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우리가 대립하고 갈등하고 또 경쟁하더라도 인도적 차원에서 이산가족이 생사 확인이라도 하고 하다못해 편지라도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남북 모든 정치의 책임 아닐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생사도 확인하고 편지라도 주고받고 그런 정도만이라도 하면 (실향민과 이산가족의) 그 한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휴전선이 그어진 지 참 오랜 세월이 지났는데 제가 아까 강 위에 보니까 기러기들이 쭉 줄을 지어 날아가는 게 보였다”며 “동물들은 자유롭게 아래 위로 날아다니는데 사람들만 선을 그어 놓고 넘어오면 위협하면서 총구를 겨누고 이렇게 수십 년 세월을 보내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고 했다.
실향민들은 이날 이 대통령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 간 관계가 좋아져 북한에 있는 가족의 생사도 확인하고 편지 왕래가 가능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냐”고 위로하며 “지금보다는 조금 더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조금만 더 견뎌보시라,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접경 지역에 이어, 인천의 아동양육시설을 찾았고, 전통시장도 방문했다. 또 서울의 한 지구대를 방문해 연휴 기간 일하는 경찰관들을 격려했다.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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