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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주목 받는 아세안

    멕시코엔 예스, 캐나다엔 노…트럼프 관세 협상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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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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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당사국인 두 이웃 나라에 대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재개를 일축했지만, 멕시코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는 수주간 유예하기로 했다.



    27일(현지시각)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지난 토요일(25일)에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며 “비관세 무역 장벽 관련 합의 도출을 위한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 몇주 뒤 다시 통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31일 셰인바움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해당 협정 무관세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품목에 대한 관세를 90일 동안 기존 비율(최대 25%)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오는 30일이면 기존 관세 유지 기한은 만료되고, 이후 30% 인상이 예정돼 있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54개 관세 장벽에 대해 양국 실무진이 협상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경제부 장관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참석 중이다. 그 자리에서 미국 상대쪽과 회담이 예정돼 있다. 합의가 거의 임박해 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는 미국의 최대 교역국이다. 미국 무역대표부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는 미국 수출에서 두번째로 큰 대상국이자 미국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멕시코 전체 상품 수출의 80% 이상이 미국이다. 지난해 멕시코와 미국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 규모는 약 9351억달러(약 1343조원)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기 정부 출범 후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멕시코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면서도 ‘남쪽 이웃’과의 협상 의지를 보이며 추가적인 관세 인상 시행을 반복적으로 연기해 왔다. 그러나 ‘북쪽 이웃’인 캐나다와는 다소 다른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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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습.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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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방문 이후 일본 도쿄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한테 “그와 만나고 싶지 않다. 당분간 안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캐나다와 맺은 합의에 매우 행복하다. 그냥 내버려두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온타리오주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발언을 이용해 관세 반대 광고를 한 것을 두고 지난 23일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을 전격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온타리오주는 해당 광고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잘못된 것을 알고도 광고를 중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캐나다에 관세 10% 추가 인상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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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 대통령실이 공개한 사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중 양자 회담을 하고 악수하는 모습. 브라질 대통령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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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50%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던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도 회담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대통령과 훌륭한 회담을 했다. 양국 간의 무역 및 경제 의제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으로 논의했다”며 “양국 담당이 즉시 만나 관세 및 제재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로이터·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린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그 누구의 생각보다 빨리”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고 회담 중에 어떤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는 우리가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게 약속했다. 며칠 안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브라질이 남미에서 가장 큰 나라이며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며 베네수엘라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을 도울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과 친밀한 트럼프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혐의’ 재판을 ‘마녀사냥’이라 비판하며 브라질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해 내정 간섭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미국이 브라질 주요 인사에 비자 취소를 하는 등 양국의 외교 관계는 최악을 치달았지만, 이번 양국 정상 회담을 계기로 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이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도 말레이시아를 떠난 뒤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룰라 대통령과 “훌륭한 회담”을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에 대해 “매우 활력이 넘치는 사람”이라고 묘사했지만,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다.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을 만난 뒤 “우리는 두 나라 모두에게 좋은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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