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김해공군기지 나래마루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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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예한 무역 전쟁을 벌이던 미·중 정상이 부산에서 30일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은 이른바 ‘펜타닐 관세’ 10%를 철폐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만에 다시 만나 반년 넘게 이어진 대치 상황은 완화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양대 경제대국 간 담판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미·중 정상은 30일 오전 11시 김해국제공항 의전실 나래마루에서 만나 약 100분간 비공개 회담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바로 귀국길에 올라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놀라운 만남”이었다며 시 주석과 경제·무역을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희토류 문제는 전부 해결됐다”며 “그것은 1년짜리 합의이며, 통상 해왔듯이 1년 뒤 연장될 것이다”라고 했다. 회담에 배석했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우리는 희토류에 대한 중국의 수출 통제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은 희토류를 계속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꽤 중요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이 합성 마약인 펜타닐의 미국 유입에 책임이 있다며 부과했던 이른바 ‘펜타닐 관세’를 기존 20%에서 10%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이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안 시행을 1년 유예한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를 대량으로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베이징을 출발해 부산에 도착한 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시 주석은 비공식 회담에서 “대화는 대립보다 낫다”고 강조하면서 “미국과 중국이 협력으로 얻는 장기적 이익을 중시하고, 상호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시 주석을 “나의 오랜 좋은 친구”라고 부른 트럼프 대통령은 머리발언(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이미 많은 사안에 대해 합의했으며, 지금도 추가적인 합의를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문제에 협력하고, 선박 관련 관세와 입항 수수료를 철폐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정례적 교류를 이어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하고, 그 이후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제한적인 위험관리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크레이그 싱글턴 민주주의수호재단 중국 프로그램 수석은 “이번 협상 테이블에서 제시된 합의안은 우리가 올해 내내 보아왔던 패턴, 즉 단기적 안정화를 전략적 진전으로 포장하는 양상과 일치한다”며 “양측 모두 변동성을 관리하고 있으며, 더 깊은 경쟁이 지속되는 동안 위기를 피하기 위해 최소한의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에이피(AP) 통신에 말했다.
베이징 워싱턴/이정연 김원철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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