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미식 전문가부터 대중까지 사로잡은 ‘국가대표 한식당’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쉐린·블루리본·서울 미식 100선

    3대 평가서 모두 인정받은 韓식당

    전통 ‘한국 맛’ 추구 권숙수·밍글스

    프렌치처럼 보이는 한식 스와니예 등

    조선일보

    된장에 3일간 숙성해 구운 덕자(큰 병어) 위에 된장으로 만든 버터소스를 올린 ‘세븐스도어’의 요리(왼쪽 사진)와 ‘권숙수’에서 슈가피 콩·홍가리비살 등으로 만든 전채 요리./미쉐린 가이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쉐린 가이드’와 ‘블루리본 서베이’ 등 올해 주요 미식 평가가 마무리됐다. 각기 다른 평가 목표를 지향하는 식당 평가에 모두 선정된 식당이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 소수 전문가 중심의 평가를 하는 미쉐린 가이드, 다수 대중을 기반으로 식당의 수준을 평가하는 블루리본 서베이,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서울 미식 100선’에 선정된 식당들을 하나하나 살펴봤다.

    올 초 일찌감치 평가가 끝난 미쉐린 가이드에서 한 개 이상 별을 받은 식당(36곳), 최근 발간된 블루리본 서베이에서 가장 높은 리본 세 개를 받은 식당(43곳), 국내 외식 전문가 60명이 외국인에게 추천할 만하다고 꼽은 서울 미식 100선(100곳)에 동시에 선정된 식당은 총 16곳이었다. 한식 9곳, 양식 4곳, 일식 3곳이 포함됐다.

    한식당은 ‘권숙수’ ‘밍글스’ ‘세븐스도어’ ‘소울’ ‘솔밤’ ‘스와니예’ ‘온지음’ ‘이타닉가든’ ‘정식당’ 9곳. 미식계 올림픽으로 불리는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 최정윤 한국 지역 의장은 “9곳 식당들은 기술적 완성도, 창의성, 한국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인정받을 수 있는 식당들”이라며 “국가대표 한식당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모던 한식’이라고 불리는 이 한식 파인 다이닝은 현재 미국 뉴욕 등 세계에서 K미식을 이끌고 있다.

    조선일보

    한식이란 큰 틀로 9곳이 함께 묶였지만, 세부 장르는 각기 다르다. 전통 한식(온지음)부터 자신만의 스타일로 한식을 재해석해 장르의 경계가 모호해진 ‘컨템퍼러리 한식’까지 다채롭다. 강지영 음식 평론가는 “큰 틀에서 권숙수, 밍글스, 솔밤, 정식당은 ‘한식에 가까운 한식’으로 볼 수 있고 스와니예, 세븐스도어, 이타닉가든, 소울은 ‘다른 장르와의 경계에 있는 한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권숙수는 전통적인 한국의 맛을 기반으로 메뉴를 만든다. 직접 담근 다양한 김치를 코스 초반에 배치한 ‘김치 카트’가 유명하다. 반면 스와니예는 얼핏 봐선 프렌치 요리로 보일 수 있지만 한국적인 맛과 재료를 더해 한식을 재해석한다.

    선정된 한식당 대부분이 이른바 ‘강남 파인 다이닝’이지만, 소울은 안성재 셰프의 ‘모수’와 함께 이태원·해방촌 일대의 미식을 이끄는 식당 중 하나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 의장은 소울에 대해 “해방촌이라는 새 미식의 영토를 개척했다”며 “젊은 감성의 한식을 만들어가는 곳”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밍글스’의 대표 디저트 메뉴인‘장트리오’. 된장, 간장, 고추장 세 가지를 활용해 만들었다./밍글스


    중식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미쉐린 가이드가 중식당에 ‘별’을 잘 주지 않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쉐린이 별을 준 식당 36곳 중 중식당은 2곳(5.5%)뿐이었다. 정동현 음식 칼럼니스트는 “미쉐린은 세련된 서비스와 창의적인 메뉴를 선호하지만 우리나라 중식당의 강점은 관습적인 메뉴를 고도화하는 것”이라며 “이 점에서 미쉐린 가이드만 놓고 봤을 때 한국인의 입맛과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양식에서 3대 미식 평가에 모두 선정된 식당은 ‘강민철 레스토랑’ ‘라미띠에’ ‘알라 프리마’ ‘제로 컴플렉스’, 일식에선 ‘고료리 켄’ ‘미토우’ ‘소수헌’이 꼽혔다.

    미쉐린 가이드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을 선정하는 ‘빕 구르망’ 리스트와 블루리본의 리본 1~3개 전체에 서울 미식 100선의 선정 결과를 비교했을 때는 5곳의 식당의 이름이 세 리스트에 모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돼지고기집 ‘금돼지식당’과 비건식으로도 유명한 한식당 ‘꽃밥에피다’, 평양냉면집 ‘우래옥’, 부암동의 만두집 ‘자하손만두’, 왕육성·황진선 셰프의 중식당 ‘진진’이 꼽혔다.

    조선일보

    중식당 '진진'의 멘보샤/미쉐린가이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진성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