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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증권 계좌 해킹 피해… 배재현 전 카카오 대표, 미래에셋증권 민사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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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법정 구속됐던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가 2023년 발생한 해킹 피해로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피해 발생 이후 배 전 대표와 미래에셋증권은 피해 범위와 배상금 산정을 놓고 논의해 왔지만,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해킹 조직은 배 전 사장이 2023년 10월 법정 구속되자 미리 빼돌린 개인 정보로 위조 신분증과 대포폰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배 전 사장이 증권 계좌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일부 매도하고, 남은 주식과 현금을 다른 증권사와 인터넷은행, 암호화폐거래소 계좌 등으로 옮겼다.

    조선비즈

    미래에셋 본사 전경./미래에셋증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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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전 사장은 해킹이 발생하면서 계좌에서 빠져나간 현금과 주식 등 피해 금액이 110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실제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추정했다. 당시 시가 기준 계좌에서 유출된 금액은 주식을 매도한 뒤 출금한 39억원과 현금 37억원 등 총 76억여원이고, 이 중 60억여원이 회수돼 실제 피해 금액은 16억원이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배 전 사장은 당시 계좌에서 매도된 주식에 대해 당시 시가가 아닌 현재 시가를 기준으로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민법상 당사자가 그 사정을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특별손해’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책임의 범위를 놓고도 양측의 의견이 엇갈린다. 배 전 사장 측은 피해 원인과 관련해 ‘위·변조로 발생한 금융사고는 금융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자거래법을 들어 주식과 현금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피해자의 대포폰이 KT 알뜰폰에서 정상적으로 개통됐고, K뱅크에서 ‘1원 인증’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신분증 진위 확인 절차 역시 미래에셋 자체 시스템이 아니라 정부 시스템을 통해 이뤄졌기 때문에, 미래에셋증권의 책임은 제한적이라는 게 회사 입장이다.

    한편 이들 해킹 조직은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도 당장 대응할 수 없는 자산가를 겨냥해 범행을 저질렀다. 배 전 사장과 함께 군 복무 중이던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과 수감 중이던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도 표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계좌 증권사에서는 이상거래로 판단해 금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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