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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수행은 현실 초탈인가, 삶의 치유인가… “둘 다 이룰 수 있는 게 간화선 수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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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은사람들연구소 20번째 연찬회

    수행을 주제로 학술적 탐구·분석

    조선일보

    11일 간담회에 참석한 관계자들. 오른쪽부터 한자경 이화여대 명예교수, 미산 스님, 수불 스님, 박찬욱 밝은사람들연구소장, 김시열 운주사 대표.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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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의 목적은 현실에서 초탈하기 위해서인가, 현실을 더욱 충실히 살기 위해서인가. 선(禪)과 명상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수행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학술적으로 짚어보는 연찬회가 열린다. 29일 서울 동국대 남산홀에서 밝은사람들연구소(소장 박찬욱)가 개최하는 ‘수행, 초탈인가 치유인가’ 연찬회다. 초기불교 전공자부터 AI(인공지능) 전문가들까지 참여한다.

    밝은사람들연구소 연찬회는 이번이 20회째. 화두(話頭)를 들고 참선 수행하는 ‘간화선(看話禪)’을 현대인 3만여 명에게 알려온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이 2006년 초 박찬욱 소장에게 “불교가 사회를 위해 기여할 방법을 함께 찾아보자”며 연구소 설립을 제안한 것이 시작이었다.

    연구소는 매년 책을 먼저 발간한 후 그 내용을 다루는 학술 연찬회를 열어 왔다. 2008년 총서 첫 권 ‘욕망, 삶의 동력인가 괴로움의 뿌리인가’를 시작으로 ‘행복, 채움으로 얻는가 비움으로 얻는가’ ‘소유, 행복의 터전인가 굴레인가’ 등이다. 불교의 핵심 주제를 다루면서 ‘~인가, ~인가’ 등 양자택일형 질문을 던진다. 정답은 둘 중에 하나가 아니라 오히려 이분법을 넘어선 중도에 있다. 이번까지 총서 20권은 모두 불교 전문 출판사 운주사에서 냈고, 수불 스님의 후원도 20년 동안 변함없었다.

    그동안 미산 스님(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장)과 한자경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연찬회를 이끌었고 스님·불교학자뿐 아니라 심리학·물리학·의학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40여 명이 필자와 발표자 등으로 참여했다. 지난 11일 간담회에서 박 소장은 “양자택일형 부제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한 방편이었다”라고 했다. 수불 스님 역시 이번 주제 ‘초탈’과 ‘치유’에 대해 이분법을 넘어 ‘대(大)긍정’이란 표현을 꺼냈다. “간화선 수행을 하면 올바른 가치관에 눈뜨게 되고 지혜가 열리면서 대긍정의 힘이 생깁니다.” 결국 올바른 수행은 초탈과 치유 모두 가능하게 한다는 이야기다. 연구소는 내년 ‘지관(止觀), 따로 닦나 함께 하나’, 2027년 ‘간화(看話), 전통의 계승인가 창발적 혁신인가’를 주제로 ‘수행 3부작’ 연찬회를 연속 개최한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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