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스타트UP] “대한민국 만세”로 심부전 진단...음성 기반 AI 헬스케어 ‘에이닷큐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에이닷큐어(A.CURE)는 인간의 목소리를 통해 심장질환을 조기 진단하고 관리하는 AI 헬스케어 기업이다. 정경호 대표(사진)가 제약사 한미약품 근무 시절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의사와의 협업을 계기로 창업했다. 당시 공동 연구자가 미국심장학회에서 음성 기반 심부전 예측 연구로 상을 받으면서, 기술 상용화를 본격화했다.

    정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 분야는 개념은 발전했지만 실제 제품화된 사례가 거의 없었다”며 “의료현장의 경험과 연구개발 역량을 결합해 실질적인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에이닷큐어의 이름은 ‘AI로 질환을 치료한다(AI to Cure)’는 의미를 담고 있다. 회사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음성 데이터를 활용해 질환을 탐지하고,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한다.

    대표 제품인 ‘하트투보이스(Heart to Voice)’는 사용자의 음성을 분석해 심부전 위험도를 네 단계로 분류하는 설루션으로, 의료 현장의 진단 효율성을 높인다. 핵심은 심부전 환자의 음성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변화를 탐지하는 것이다.

    심부전이 발생하면 폐에 울혈이 생기고, 이로 인해 음성의 주파수와 공명 패턴이 달라진다. AI는 이러한 변화를 분석해 위험도를 수치화한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원격진료 시스템을 통해 ‘대한민국 만세’ ‘아에이오우’ 같은 간단한 발화를 녹음하면 된다.

    정 대표는 “심부전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단일 검사로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며 “혈액검사, 심초음파, CT 등 복합적인 검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이 복잡하고 고비용이라 조기 선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이닷큐어의 기술은 이런 한계를 보완해 1차 의료기관에서도 조기 의심 환자를 선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이 기술은 약 90%의 정확도를 보이며, 회사는 이를 95%까지 높이는 2단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전체 124명 대상 중 9월 기준 50명의 임상이 완료됐다. 정 대표는 “심부전은 퇴원 후 1년 이내 재입원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관리가 어렵다”며 “진단 이후의 사후 모니터링이 치료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Heart to Voice’는 의료진에게는 환자별 리포트를, 환자에게는 운동·식이·복약 등 맞춤형 알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진단 이후의 연속적인 관리와 재발 방지를 돕는다.

    에이닷큐어는 의료기관 뿐 아니라 요양시설, 시니어 레지던스 등 비의료 영역에서도 활용 가능한 ‘심장 위험관리 서비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50세 이상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건강 모니터링 서비스로 확장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집단에도 예방 관리 체계를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 내년 상반기 식약처 확증 임상, 하반기 의료기기 인허가를 목표로 한다. 정 대표는 “혁신의료기기 트랙을 활용하면 기존 300일이 소요되던 인허가 기간을 80일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다”며 “상용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 측면에서도 시드 단계에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등으로부터 누적 투자금 약 5억원을 유치했다.

    에이닷큐어는 향후 심부전 외에도 만성폐질환 등으로 질환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음성 데이터에는 신체 상태의 복합적 정보가 담겨 있다”며 “심혈관계 외에도 호흡기 질환, 정신건강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공략도 강화한다. 내년 하반기 인허가를 완료한 뒤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4개국을 우선 시장으로 삼고, 2027년부터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추진한다. 미국은 심부전 환자 수가 많고, 중국은 인구기반 시장이 크며, 싱가포르는 제도적 환경이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정 대표는 “목소리 만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며 “AI와 의료데이터를 결합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유윤정 기자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