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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르포] 단맛으로 인니 프리미엄 과일 시장서 1등된 韓 딸기… 5년 만에 수출 5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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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13일 2025시알 인터푸드 박람회에서 한국 농산물수출기업 쿠디가 딸기 시식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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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5 시알 인터푸드 박람회’ 한국 전시관. 한국 농산물 수출 중소기업 ‘쿠디’가 시식용으로 딸기 한 팩을 내놓자, 순식간에 열 댓 명이 몰려들었다. 인도네시아인 라나(26)씨는 “인도네시아 딸기는 신맛이 강한데, 한국 딸기는 꿀을 넣은 것처럼 달고 상큼하다”고 했다.

    이날 인도네시아 신선식품 수입사 ‘웨이스 트레이딩’은 쿠디와 200만달러(29억원) 규모의 한국산 딸기·포도·배 수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웨이스 트레이딩 직원은 “한국 딸기의 인기가 매년 늘고 있어 이번 겨울에 꼭 수입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산 딸기가 풍부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인도네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한국 딸기는 인도네시아·중국산보다 비싸 프리미엄 과일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국 딸기를 찾는 사람이 많아 지난해 인도네시아 수출 금액(405만23000달러)이 2019년의 5배로 뛰었다. 인도네시아가 작년 해외에서 수입한 딸기 70%가 한국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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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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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중국산보다 비싸도 잘 팔리는 한국 딸기... “맛이 달라요”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지사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산 딸기 가격은 100g당 2520원으로 인도네시아산(1420원)과 중국산(2420원)보다 비쌌다. 그런데도 딸기는 롯데마트에서 인도네시아인들이 라면, 김과 함께 가장 많이 구입하는 한국 제품이다.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이 한국 딸기를 찾는 이유로 인도네시아산 딸기와 다른 높은 당도와 풍부한 향, 부드러운 식감이 꼽힌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랫동안 딸기가 ‘고산지대에서 재배되는 시고 맛없는 과일’로 여겨져 인기가 없었다고 한다.

    현지 유통업자들은 한국산 딸기가 다른 나라 상품에 비해 당도와 품질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산 딸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업체 ‘페테 부아 르스타리’의 리드완 응가시누르 대표는 “미국·호주산 딸기는 수입했을 때 병충해를 입었거나 상한 딸기가 있지만, 한국산은 당도와 품질이 일정하다”며 “비싼 가격에도 스테디셀러가 된 이유”라고 말했다.

    이런 인기 덕분에 유통업체와 수출입 업자들이 연말이 되면 한국산 딸기 수입 물량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는 일도 벌어진다고 한다. 리드완 대표는 “11월만 되면 유통업체에서 한국산 딸기를 달라는 연락이 쏟아진다”고 전했다.

    ◇ 정부, 신품종 개발·운반 기술 연구로 뒷받침...중국 추격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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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마트 인도네시아 세르퐁점에 마련된 한국산 딸기 매장 전경. 논산시와 롯데그룹은 내년에 함께 자카르타에서 박람회를 열고, 논산 딸기와 딸기 컵케이크·크레페 시식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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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산 딸기가 지금의 인기를 얻기까지는 정부의 꾸준한 품종 개발 노력이 있었다.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원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설향, 매향, 금실, 킹스베리 등 각양각색의 국산 딸기품종을 개발했다. 정부는 또 딸기가 신선하게 수출국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는 운반 기술 연구도 했다.

    중국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인도네시아 딸기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산 딸기에 위협 요인이다. 인도네시아도 현지 스마트팜에서 재배한 딸기 공급을 늘리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승훈 자카르타지사는 “신선식품은 품질을 따라잡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은 비타베리, 스노우베리 등 딸기 신품종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어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동기획 :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촌경제연구원·조선비즈

    자카르타=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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