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주가 조작 주범인 라덕연
1심서 판단한 시세조종 금액의 3분의 1만 인정
재판부 “큰 피해입혔으나 주가 폭락 직접 유발 않아”
1심서 판단한 시세조종 금액의 3분의 1만 인정
재판부 “큰 피해입혔으나 주가 폭락 직접 유발 않아”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핵심 인물인 라덕연(44) 전 호안투자컨설팅업체 대표.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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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으로 거액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 전 호안투자자문업체 대표 라덕연씨가 2심에서 크게 감형을 받아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이승한 부장판사)는 25일 자본시장법 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라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SG증권발 폭락사태는 2023년 4월 24일 SG증권 창구에서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 주가가 폭락한 사건이다.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돼 수사에 나선 검찰은 라씨를 비롯한 가담자들을 지난 2023년 5월 재판에 넘겼다.
이날 라씨에게는 벌금 1465억1000만원, 추징금 1815억여원도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라씨에게 징역 40년과 벌금 2조3590억원, 127억원의 추징을 구형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라씨의 측근 변모씨와 안모씨도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됐다.
나머지 공범들은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지난 7월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붙인 석방)으로 풀려났던 라씨는 이날 실형이 선고돼 다시 법정 구속됐다.
2심 재판부는 1심이 시세조종으로 인정한 금액의 3분의1 정도만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혐의 계좌 중 일임 투자자가 아닌 사람들의 계좌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들 계좌를 통한 시세조종성 주문은 범죄 혐의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라씨 측 주장을 일부 인정했다.
시세조종 혐의 계좌 중 투자자가 라씨 조직에 위임하지 않고 몰래 투자한 이른바 ‘뒷주머니 계좌’가 있다는 라씨 측 주장도 인정했다.
범죄수익 은닉 혐의도 일부 무죄를 선고받아 1심에 비해 범죄액이 약 114억원 줄었다.
재판부는 ‘무등록 투자일임업’으로 인한 수익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의 대상이 확대된 2022년 1월 이후부터 범죄수익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그 전에 취득한 정산금은 범죄수익 범위에서 제외했다.
다만 재판부는 핵심 조직원들이 라씨에게 주가부양 및 종가관리 지시를 받은 점을 일괄되게 진술하는 점 등을 근거로 라씨 일당의 주식거래에 주가조작의 목적과 고의가 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범행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자유롭게 형성되어야 할 주가를 의도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을 방해하고 시장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인한 주가의 왜곡 정도, 매매에 유인된 일반 투자자의 규모가 막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세조종 범행으로 장기간 큰 폭으로 부양된 주가가 한순간에 폭락하면서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했다”고 질책했다.
다만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시킨 뒤 매도해 수익을 얻는 통상적인 시세조종 범행과 달리,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들이 2023년 4월 주가 폭락 사태로 투자수익을 모두 상실하고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게 된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가의 폭락을 피고인들이 직접적으로 유발하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이고, 폭락의 직접적인 원인이나 시세조종으로 인한 이익이 결국 누구에게 귀속됐는지는 현재까지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라씨 등은 2019년 5월∼2023년 4월 매수·매도가를 미리 정해놓고 주식을 사고파는 등의 방식으로 8개 상장사 주가를 띄운 뒤 대량으로 팔아치워 7300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적발된 주가조작 규모로는 사상 최대였다.
2019년 1월∼2023년 4월 금융당국에 등록하지 않은 채 투자를 일임받아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을 챙긴 혐의, 같은 액수의 수수료를 차명계좌에 은닉한 혐의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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