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 사상 최초로 범죄 혐의로 기소된 현직 총리라는 기록을 세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했다.
뇌물수수와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는 30일 이츠하크 헤르초크 대통령에게 자신을 사면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의원내각제 국가로 실질적 권한은 총리에게 집중되어 있지만, 사면권은 국가 수반인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사면 요청 뒤 “재판이 계속되는 것은 우리를 내부로부터 갈라놓고, 격렬한 분열을 불러일으키며, 균열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와 많은 국민들이 확신하듯, 재판을 즉각 종료하는 것은 갈등을 크게 완화하고, 우리나라가 절실히 필요로 하는 폭넓은 화해를 촉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할리우드 프로듀서와 오스트레일리아 억만장자로부터 30만달러 가까운 뇌물을 받은 의혹,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를 위해 경쟁 신문에 피해를 주는 법안 제정에 동의한 의혹 등으로 2016년부터 수사를 받아왔다.
검찰은 그를 2019~2020년 사기와 배임,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2020년 5월 예루살렘 지방 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된 뒤 재판부는 300명 이상의 증인 명단을 검토했다. 1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됐던 재판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등의 이유로 여러 차례 연기됐으며, 네타냐후 총리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2023년 10월 가자전쟁이 일어난 뒤에는 전쟁 수행을 이유로 법정 출석을 미루다가, 재판이 시작되고 4년 만인 지난해 12월에야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통령에게 사면 요청을 한 계기가 최근 재판장이 그에게 일주일에 3차례 법정에 출석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헤르초크 대통령에게 자신의 사면을 요청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면 요청서에서 유감을 표시하거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표현은 적지 않았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내란 종식 그날까지, 다시 빛의 혁명 ▶참여하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