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나 비르쿠넨 유럽연합 기술·안보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본지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위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핵심 인프라를 보호하고 사이버 테러 등에 대비할 수 있는 강력한 안보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장경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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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을 찾은 헨나 비르쿠넨 유럽연합(EU) 기술·안보·민주주의 담당 수석부집행위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EU는 러시아의 사이버, 드론, GPS, 핵심 인프라 공격과 허위 정보, 선전 등 여러 위협에 노출돼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강력한 안보 규칙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핀란드 출신인 비르쿠넨은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에서 기술 주권과 사이버 안보, 민주주의 수호 정책을 총괄하는 핵심 전략 책임자다. 한국과 EU의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 3주년을 맞아 방한한 그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만나 반도체, AI(인공지능), 배터리, 공급망 등 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비르쿠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유럽의 안보 위기가 커지면서 “EU 회원국은 국방 산업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EU는 투자액의 10%를 AI·사이버 보안·우주 항공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며 “이는 핵심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유럽방위청(EDA)은 EU의 올해 국방비 지출이 지난해보다 약 11.7% 늘어난 3810억유로(약 649조원)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힌 상태다.
러시아 등 외국 세력이 물리적 도발과 조직적 사이버 공격, 여론 조작 등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위협’을 확대하는 데 대한 대응도 강조했다. 비르쿠넨은 “러시아의 선전과 허위 정보 유포는 표현의 자유 범주를 벗어나는 행위”라며 “소셜미디어는 허위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한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비르쿠넨은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위협에 모든 국가가 대비해야 한다고 본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지 않은 국가들도 해저 케이블 등 핵심 인프라 인근에 드론이 비행하는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이 러시아·중국 등을 겨냥해 핵실험 재개를 시사한 데 대해선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EU는 모든 국가가 핵 관련 조약을 준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지난달 19일 영국 존 힐리 국방장관이 영국 방위 산업의 성장 필요성을 강조하며 제시한 러시아의 정보 수집선 '얀타르' 그래픽 이미지. 힐리는 "지난 몇 주 동안 러시아 얀타르호는 영국의 해역에 진입했다. 러시아의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며 "우리는 새로운 위협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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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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