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는 5일 서울 보라매공원 내 667㎡ 규모 부지에 '시드볼트 NFT 컬렉션' 시즌3 보전지를 조성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열린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에서 두나무가 선보였던 '디지털 치유정원'이 있던 자리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가상의 가치가 실물 환경의 보존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확립이다. 시즌3 기간 동안 5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받은 배초향과 물레나물 등 희귀·자생식물 NFT가 실제 식재로 이어졌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던 토종 식물 28종이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이다.
두나무의 행보는 단순한 기부형 ESG 활동과는 궤를 달리한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및 환경재단과 협력해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는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 보관된 종자 데이터를 NFT로 제작해 대중에게 배포하고 이를 다시 오프라인 식재로 연결하는 O2O(Online to Offline)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앞서 신구대학교 식물원과 진해 보타닉 뮤지엄에 조성된 시즌1·2 보전지까지 포함하면 기술을 매개로 한 전국 단위의 생태 보존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는 셈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특히 이번 성과는 블록체인 산업이 직면한 '에너지 소비'라는 환경적 비판을 '생태계 보호'라는 가치로 정면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86%가 "생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라고 답했으며 88%는 재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는 웹3 기술이 대중의 환경 의식을 고취하는 효과적인 트리거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국내외 기업들이 탄소배출권 거래나 단순 캠페인에 그치는 것과 달리 두나무는 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도입해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식물 NFT를 소유하고 씨앗을 받아보는 경험은 환경 보호를 의무가 아닌 놀이와 소유의 개념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이번 컬렉션은 환경 이슈에서 기술이 더 이상 파괴의 상징이 아닌 보호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앞으로도 기술의 사회적 가치를 발굴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가상의 코드가 싹을 틔워 숲을 이루는 두나무의 실험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선 새로운 '기술적 생태주의' 모델로 자리 잡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저작권자 Copyright ⓒ ER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