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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SK하이닉스, 고객 ‘맞춤형 메모리’ 역량 강화… 전문 인력 확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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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SK하이닉스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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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고객 맞춤형 메모리 개발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기존 학습에서 추론으로 중심이 넘어가면서,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 칩도 구성이 달라지고 있다.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와 같이 글로벌 빅테크는 자사 AI 서비스에 최적화된 자체 칩을 설계해 내놓고 있다. 이에 AI를 구현하는 데 있어 각 단계를 수행하는 부품마다 최적화된 메모리 사양이 요구되는 추세다.

    SK하이닉스는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최근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란 비전을 제시했다. 표준형 메모리를 단순히 공급하는 것에서 나아가 AI 반도체 설계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업해 ‘맞춤형 제품’을 만들어 실적을 올리겠다는 취지다.

    SK하이닉스는 5일 경력직 채용 공고를 새롭게 열고 ‘맞춤형 메모리 설계’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다. 오는 15일까지 모집이 이뤄지는 이번 경력직 채용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회로 설계 ▲피지컬 디자인(Physical Design) ▲HBM 디지털 디자인(Digital Design) 부문으로 구성된다.

    SK하이닉스는 특히 ‘고객 맞춤형 제품’과 관련 있는 디지털 디자인 부문의 경우 설계(RTL Design)·전공정(Front-end)·후공정(Back-end) 분야에서 경력직을 모집한다. 현재 기술 우위를 보이는 HBM 영역의 제조 과정 모두에서 ‘메모리 크리에이터’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HBM은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들어가는 고성능 D램으로, AI 연산·추론에 필수적인 부품이다. 디지털 디자인 직군은 메모리를 제어하는 두뇌 격인 ‘베이스 다이’를 고객사 요구에 맞춰 최적화하는 역할을 한다.

    SK하이닉스 측은 이번 경력직 채용 공고에서 ‘HBM 디지털 디자인 설계’ 부문에 대해 “고객과 소통해 요구사항을 구체화하고, 상세 스펙을 작성하는 역할을 한다”며 “고객사 요구를 기반으로 RTL(데이터 흐름·논리 연산 중심의 모델링 방법) 설계를 진행하고 유관 부서와 지식재산권(IP) 동작을 정의한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디지털 디자인 부문 외 경력직 채용에서도 ‘고객 맞춤형 역량’을 강조했다. HBM 회로 설계 부문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의 AI 고객사들과 협력하며 HBM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피지컬 디자인 부문은 “파운드리 제조설계키트(PDK)와 반도체설계도구(EDA)를 기반으로 ‘완전 맞춤형 디자인’(Full Custom Design)을 구현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했다.

    ◇ 고객사 접촉 늘리고 ‘맞춤형 설계’ 조직 강화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단행한 ‘2026년 조직개편·임원인사’에서도 맞춤형 메모리 사업 확대에 초점을 뒀다. 회사는 커스텀(맞춤형) HBM 패키징 수율·품질 전담 조직을 별도로 구축하며 “맞춤형 메모리 시장 확대에 적기 대응하기 위한 변화”라고 했다.

    자체 AI 칩 설계에 나선 글로벌 빅테크와의 접촉도 늘린다. 미주 지역에 HBM 전담 기술 조직을 신설하고 고객들에 대한 신속한 기술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구축 등 세계 생산 경쟁력 강화를 전담하는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신설한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거점에는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 인재를 영입해 시스템 연구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또 고객 중심 매트릭스(Matrix)형 조직인 ‘인텔리전스 허브’도 새롭게 만든다. 이 조직은 고객∙기술∙시장 정보를 AI 기반 시스템으로 통합 관리해 고객사에 ‘기대 이상의 가치 제공’을 목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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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AI 서버 ‘베라 루빈 NVL144’을 설명하고 있다./엔비디아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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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노리고 있는 ‘맞춤형 메모리’는 이미 산업 현장에 반영되고 있다. 엔비디아가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최근 공개한 차세대 AI 반도체 플랫폼 루빈(Rubin)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은 GPU에 HBM4(6세대)를, 중앙처리장치(CPU)에 LPDDR5X(저전력 D램)를, CPX(AI 추론 특화 가속기)에는 GDDR7(그래픽 D램)을 장착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CPU에 D램과 낸드를 붙이는 천편일률적인 메모리 구조가 깨지고 ‘기능별 메모리 최적화’로 바뀌면서 이에 맞는 설계·제조 역량 확보가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두용 기자(jdy2230@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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