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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미술의 세계

    100년 전 파리의 거리로… 리먼 컬렉션 보며 ‘시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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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메트로폴리탄전 빛을 수집한 사람들

    ‘리먼 컬렉션’을 보면서 프랑스 파리를 걷는다. 내년 3월까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소장 리먼 컬렉션 특별전에선 100여 년 전의 파리로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전시회의 제목은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제목처럼 미술 애호가 로버트 리먼(1891~1969)이 사랑한 작품들 중에는 인상주의와 모더니즘의 탄생지였던 19~20세기 파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적지 않다. 전시실을 둘러보다 보면, 자연스레 당시 파리 한복판에 선 듯한 느낌이 전해질지 모른다.

    조선일보

    모리스 위트릴로, '라비냥 거리 40번지'. 1913년경. 보드에 유화, 회반죽과 모래. 57.7×77.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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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모리스 위트릴로의 ‘라비냥 거리 40번지’

    “몽마르트르의 신화는 풍차가 들어선 언덕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수많은 화가와 작가, 시인이 살았다는 역사적 사실로부터 만들어졌다.” 사회학자 정수복이 ‘파리의 장소들’에서 말한 것처럼 몽마르트르는 모네·드가·르누아르·로트레크·피카소·모딜리아니 등에게도 예술적 영감을 불어넣었다. 여성 모델이자 화가 쉬잔 발라동과 그의 아들인 화가 모리스 위트릴로의 거처이자 작업실도 ‘몽마르트르 박물관’으로 조성되어 있다. 위트릴로가 이 박물관 근처의 라비냥 거리를 그린 유화. 몽마르트르는 영화 ‘물랑 루즈’의 화려한 밤거리만 떠올리기 쉽지만, 잿빛 하늘과 차분한 색조가 우울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선일보

    폴 시냐크, '클리시 광장'. 1887년. 목판에 유화. 27.3×35.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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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②폴 시냐크의 ‘클리시 광장’

    파리 북서쪽 8~9구와 17~18구 등 4구가 만나는 교차로에 클리시 광장이 나온다. 나폴레옹 최측근이었던 몽세 장군의 동상이 광장 복판에 서 있다. 프랑스 신인상주의 화가 폴 시냐크의 유화 ‘클리시 광장’에서도 이 동상을 찾을 수 있다. 프랑스 삼색기가 휘날리는 축제 도중에 찰나의 휴식 시간인 듯 회전 목마가 멈춰 선 모습도 흥미롭다.

    조선일보

    카미유 피사로,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르 대로'. 1897년. 캔버스에 유화. 64.8×81.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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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카미유 피사로의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르 대로’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파리 북쪽의 오페라극장인 가르니에 극장 방향으로 내려오면 같은 이름의 대로가 펼쳐져 있다. 화가 카미유 피사로는 말년에 인근 호텔에 묵으면서 계절과 날씨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거리 풍경을 10여 편의 연작에 담았다. 1897년 작 ‘겨울 아침의 몽마르트르 대로’ 역시 잿빛 거리와 앙상한 가로수를 통해 겨울 파리의 모습을 드러낸다.

    조선일보

    폴 시냐크, '파리: 루아얄 다리와 오르세 기차역'. 1929~1930년경. 종이에 검은 크레용과 수채. 28.8×43.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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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④폴 시냐크의 ‘파리: 루아얄 다리와 오르세 기차역’

    오늘날 오르세 미술관은 프랑스 인상주의 걸작들로 유명하지만, 1900년 당시엔 파리 만국박람회에 맞춰 문을 연 기차역이었다. 1970년대 박물관 조성에 들어가 1986년 개관했다. 루브르 박물관 근처에서 바라본 루아얄 다리와 오르세 기차역의 풍경을 담은 시냐크의 습작이다. 증기선의 하얀 연기가 파리의 하늘로 퍼져 나가는 모습에서 1920~1930년대 시대상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일보

    조르주 쇠라, '그랑드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위한 습작'. 1884년. 목판에 유화. 15.6×24.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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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⑤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를 위한 습작’

    신인상주의의 탄생을 알린 작품 가운데 하나가 조르주 쇠라의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다. 점묘법의 이 걸작을 완성하기 위해 쇠라는 드로잉과 유화 습작을 부단히 거듭했다. 이 그림의 배경이 된 그랑드자트 섬은 개선문을 지나서 센 강 유역에 있다. 불어로 ‘자트(Jatte)’는 우리 식으로 대접이나 사발을 뜻한다. 섬의 길이는 2㎞, 폭은 최대 200m에 이른다. 쇠라뿐 아니라 모네, 반 고흐 같은 화가들도 이 섬에서 즐겨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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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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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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