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28일 1심 선고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 심리로 열린 조 전 수석의 직권남용 사건 결심 공판에서 “조 전 수석은 대통령을 보좌해 공정하고 정당하게 인사를 관리하고, 법률이 정한 인사 절차를 존중하고 지켜야 할 위치에 있었는데도 이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위법을 저질렀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조 전 수석은 문재인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이던 2017년 12월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한 뒤, 담당자들에게 인사 절차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작년 기소됐다. 이 전 의원에게 중진공 이사장 직무수행계획서 등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보내주게 해 특혜를 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수석의 범행으로 인해 이사장직에 지원한 10여명 후보자들은 들러리로 전락했고 임원추천위원회로부터 최종 추천된 나머지 후보자 2명도 인사검증조차 받지 못한 채로 탈락했다”며 “인사 개입을 넘어 공공기관장 인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일으켰고 관계부처 공무원들에게 모욕감을 느끼게 했다”고 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모든 진술을 거부하고 수사에 철저히 불응하며 법정에서는 ‘내정이 아니라 순수한 의미의 추천’일 뿐이라거나 전 정권부터 해온 관행이라는 취지로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했다”며 “엄정한 법의 심판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전 수석 측은 직권남용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특히 “공공기관법은 중기부장관이 대통령에게 중진공 이사장 후보자를 제청하기 전까지는 대통령이 인사에 개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대통령조차 중진공 임원 인사에 개입할 법적 권한이 없는데, 대통령을 보좌한 조 전 수석에게 일반적 직무권한이 인정될 수는 없다”고 했다. 법적으로 중진공 이사장 인사의 독립성이 보장돼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월권’으로 비난할 수 있어도 형사 처벌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조 전 수석은 직접 최후 진술에 나서 “공공기관장 인사 업무는 저의 개인적 결정이나 수석실의 결정이 아니고 오로지 시스템에 의해 결정·시행됐다“고 말했다. 그는 ”별정직 공무원으로 10여년간 근무하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2023년 이상직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고 기소됐다“며 ”2년간 수사와 재판을 받는 현실이 너무 가혹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노후대책인 공무원 연금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조 전 수석 측은 “이 사건 수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 수수 의혹에서 시작됐고 조 전 수석은 본래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며 검찰 기소가 부당하다고도 주장했다. 변호인은 “검사는 조 전 수석을 다른 사건 수사와 재판의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기소 자체가 조 전 수석을 수단화한 것으로서 인권을 침해하고 형사 사법의 절차적 정의를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전 의원에게 딸 부부의 태국 체류비와 사위 급여 등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뇌물 등)로 지난 4월 기소됐다. 이 전 의원도 뇌물 공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 사건은 같은 법원 형사21부(재판장 이현복)에서 공판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사건과 조 전 수석 사건 쟁점이 겹친다며 병합해 함께 심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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