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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2 (월)

    하늘나라로 떠난 '영원한 아그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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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영원한 아그네스'로 불리며 한국 공연계에 큰 족적을 남긴 1세대 연극배우 윤석화가 뇌종양 투병 끝에 별세했다. 향년 69세. 연극계에 따르면 윤석화는 뇌종양 진단을 받고 투병을 이어오다 19일 오전 9시 54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과 측근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빈소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윤석화는 2022년 7월 연극 '햄릿' 무대에 선 이후 같은 해 10월 영국 출장 중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그는 "하루를 살더라도 나답게 살고 싶다"며 항암치료 대신 자연요법을 선택해 투병을 이어왔다.

    이듬해 손숙이 출연한 연극 '토카타'에 우정 출연한 것이 마지막 무대가 됐다. 그는 공연 말미 '공원 벤치에 앉은 노인' 역으로 약 5분간 대사 없이 등장해 뒷모습으로 책장을 넘기는 연기를 펼쳤다. 고인은 생전 한 인터뷰에서 "작은 배우가 있을 뿐, 작은 배역은 없다. 작품성이 좋은 연극이라면 행인만 해도 된다"며 "이 작품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다면 충분했다"고 말한 바 있다.

    1975년 연극 '꿀맛'으로 데뷔한 윤석화는 '신의 아그네스' '하나를 위한 노래' 등 다수의 연극 작품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존 필마이어의 작품 '신의 아그네스'에서 주연 아그네스 역을 맡아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을 수상했고, 당시 6만5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중적 명성을 얻었다. 뮤지컬 '명성황후'에는 초연부터 참여해 '1대 명성황후'로 무대에 올랐다.

    배우 활동과 함께 제작자로도 활약했다. 1994년 자신의 이름 '석화(石花)'를 딴 돌꽃컴퍼니를 설립했고, 1999년 공연예술계 월간지 '객석'을 인수해 2013년까지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또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설치극장 정미소를 운영하며 창작극의 산실을 지켰다.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금 사장과 1남 1녀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고인에게 문화훈장을 추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구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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