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한국, 美 엄격한 기준으로 악명”
“지방선거 앞두고 젊은층 겨냥한 전략적 제스처” 분석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6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식품의약품안전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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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급여 적용 검토 지시를 한 것이 해외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BBC는 지난 18일 ‘생존의 문제 - 탈모 치료에 재정 지원 원하는 대통령’ 제하의 기사에서 “멋진 헤어스타일로 유명한 한국 대통령이 탈모 지원 임무에 나섰다”며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을 둘러싼 논란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 보건복지부 등 업무 보고에서 “옛날에는 (탈모 관련 시술을) 미용으로 봤는데 요즘은 (탈모를)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며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 (급여 적용) 횟수 제한을 하든지 총액 제한을 하든지 검토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탈모 치료제 건보 적용을 공약한 바 있다. 다만 올해 21대 대선 과정에서는 이를 공약하지 않았다.
BBC는 이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질병으로 인한 탈모 치료는 지원하지만 유전성 탈모는 생명을 위협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한 사실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탈모 치료 급여화 지시를 한 것은 청년층이 건보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이 보험료만 내고 혜택은 못 받고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BBC는 “미에 대한 엄격한 기준으로 악명 높은 한국에서 대머리는 젊은이들에게 특히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진다”며 “지난해 탈모로 병원을 찾은 전국 24만명 중 40%가 20대 또는 30대였다”고 했다.
BBC는 소셜미디어상에서 이 대통령의 제안이 찬사를 받고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모든 사람이 그렇게 열광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탈모약을 복용 중인 30대 남성은 BBC에 “이번 조치가 표를 얻기 위한 정책처럼 느껴진다”며 “돈을 아끼는 건 좋지만, 솔직히 1년에 30만원(200달러)도 안 드는데 꼭 필요한 걸까?”라고 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도 “지원을 해준다면 감사하겠지만, 국민건강보험 제도는 이미 적자를 내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돈을 그냥 나눠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탈모는 미용상의 문제”라고 했다.
BBC는 “탈모가 사회에서 생존을 결정짓는 요소가 된다면, 정치의 역할은 (탈모 치료 지원보다는) 그런 사회를 바꾸는 것이어야 한다”는 한 네티즌의 소셜미디어 게시글도 소개했다.
이동성(Lee, Don S.)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는 BBC에 이 대통령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 대통령이 탈모 건보 적용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지는 않다며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계속해서 다루고 추가 조치를 취할 것 같지는 않다. 젊은 남성 유권자들을 겨냥한 매우 전략적인 제스처로, ‘당신들을 신경 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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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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