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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리 네번 해임, 다섯번째 도전… 태국 탁신家 이번엔 조카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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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탁신 딸은 올해 8월 탄핵으로 실각

    총리 도전 나선 조카, 유력 후보로

    조선일보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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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사반세기 동안 총리 네 명을 탄생시켰지만 모두 불명예 퇴진하며 영욕을 맛본 태국의 탁신 가문이 다섯 번째 총리 배출에 도전한다. 집안 수장 탁신 친나왓(76) 전 총리의 조카 욧차난 웡사왓(46)이다.

    캄보디아와의 전쟁으로 어수선한 상태에서 친군부·친왕실 성향의 현 정부가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고 의회를 해산하고 2월에 조기 총선을 치르는데, 욧차난이 야당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이다. 탁신계 정당 프아타이당은 최근 자당 총리 후보로 욧차난을 확정했다. 욧차난은 정권 재창출에 도전하는 집권 품짜이타이당의 아누틴 찬위라꾼(59) 현 총리, 국민당의 낫타폰 르엉빤야웃(38) 대표와 함께 차기 총리 3파전을 벌일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욧차난은 외삼촌·이모·아버지가 모두 총리를 지낸 ‘정치적 황금 수저’다. 탁신의 여동생 야오와파(70)와 솜차이 웡사왓(78) 전 총리 부부 맏아들로 태국 명문 마히돌대에서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뇌 신호를 외부 기기와 연결해 생각만으로 직접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를 연구해 온 공학자다.

    앞서 이른 나이에 가문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진출하려다 좌절된 이력도 있다. 고모 잉락 친나왓(58)이 총리로 재임하던 2014년 2월 총선에서 탁신 가문의 정치적 연고지 치앙마이에 출마해 당선됐지만,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무너지면서 정계 입문에 실패했다. 이후에는 연구와 후진 양성에 주력해 왔다. 이런 이력으로 인해 ‘정치권 때가 묻지 않았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

    욧차난은 총리직에 도전장을 내면서 ‘탁신 가 일원’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 최근 연설에서는 “나는 아직 작은 선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거인(탁신)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말하며, 탁신 조카라는 혈연을 강조했다. 태국 정치권에서는 “총리를 넷이나 배출했으면서도 한 명도 성공시키지 못한 탁신 가문이 욧차난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탁신 가문이 배출한 총리 중 임기를 무사히 마친 인물은 한 명도 없다. 탁신은 2001년 총리에 올라 재선에도 성공했지만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났다. 매제 솜차이가 2008년 탁신 가문의 두 번째 총리가 됐지만 소속당이 석 달 만에 헌법재판소 판결로 해산되면서 단명했다. 탁신 여동생 잉락은 2011년 태국 첫 여성 총리가 됐지만, 2014년 오빠처럼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2024년 8월 탁신의 딸 패통탄 친나왓(40)이 태국 최연소 총리이자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되면서 명예가 회복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캄보디아와의 무력 충돌 국면에서 패통탄이 자국군 지휘관을 험담한 음성 파일이 유출되는 ‘뒷담화 스캔들’로 국민의 분노를 샀고, 결국 지난 8월 헌재에서 탄핵됐다. 이런 상황에서 유권자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는 욧차난이 가문의 부름을 받았다는 추측이 나온다. 탁신은 재임 당시 농민과 도시 저소득층을 겨냥한 대중영합적 정책을 대거 도입했고, 프아타이당은 ‘서민 정당’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인기가 예전만 못해 욧차난이 총리가 될 가능성은 당장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단독 집권보다 연정을 염두에 둔 합종연횡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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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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