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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1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극우’ 이스라엘 장관 “대법원장 짓밟아버리겠다” 막말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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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지난 8월14일(현지시각) 요르단강 서안지구 말레 아두민 유대인 정착촌에서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이 동예루살렘을 서안지구와 분리해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가능성을 저해하는 E1 정착촌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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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이스라엘 대법원이 군방송국 폐쇄 등 정부의 무리한 결정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자, 이스라엘 극우 성향 장관이 “대법원장을 짓밟아버리겠다”는 폭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29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크네세트(의회)에서 열린 자신의 ‘종교적 시오니스트당’의 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이츠하크 아미트 대법원장을 두고 “이스라엘 민주주의를 훔치는 폭력적인 과대망상증 환자”라며 “우리가 그를 짓밟아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장이 이끄는 대법원이 정부에 불리한 판결과 결정을 내리고 있다며, “한쪽이 너무 극단으로 치달으면 가진 모든 것을 동원해 싸우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전날인 28일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를 한다는 이유로 국방부가 육군 라디오 방송국을 폐쇄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중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전 정권에서 임명한 갈리 바하라브 미아라 검찰총장을 지난 3월 네타냐후 정부가 해임하겠다는 결정을 곧바로 중지시키고, 이달 14일엔 절차적 하자를 이유로 해임이 무효라고 판결했다. 지난달에는 정부에 병역을 기피하는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에 대한 형사처벌과 금융·행정적 제재 제도를 도입하라고 명령해 연립정부의 초정통파 정당들의 반발을 샀다.



    이에 사법부는 성명을 내 “사법부와 그 수장에 대한 폭력을 선동하는 극히 위험한 발언”이라며 “선출직 공무원이 발언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고 반발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도 “폭력적인 발언은 매우 우려스럽고 위험하다”고 규탄했다. 야당인 청백당의 베니 간츠 대표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사법 시스템에 대한 정부연합의 광적인 공격이 새 정점을 찍었다. 이런 말로 시작된 일이 피로 물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서 정적 제거를 선동하는 발언은 과거에 선례가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다.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서명한 오슬로평화협정을 주도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이츠하크 라빈 총리가 1995년 11월 극우 청년에 의해 암살당하는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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