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맞는 다카이치
토론 앞두고 손잡은 여야 당수들 다무라 도모코 일본 공산당 위원장,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 노다 요시히코 중도개혁연합 공동대표, 다카이치 사나에 자유민주당 총재 겸 총리, 후지타 후미타케 일본유신회 공동대표, 가미야 소헤이 참정당 대표, 오이시 아키코 레이와 신센구미 공동대표(왼쪽부터)가 26일 도쿄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AF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청년층 포함 압도적 지지 업고
중·일 갈등 부른 발언 철회 거부
전쟁 가능 국가 전환 등 ‘강공’
예산안 통과 지연에 비판 나와
중도개혁연합 변수도 위협적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중의원(하원)을 해산하고 다음달 8일 조기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28일 총리 취임 100일을 맞는다. 다카이치 총리는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전쟁 가능 국가’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그러나 내각 지지율이 총선에서 여당의 과반 의석 확보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반 실패 시 퇴진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일본유신회와 새 연립정부를 이루고 중의원 의석 465석 중 233석을 간신히 확보해 일본 사상 첫 여성 총리로 취임했다. 26년간 연정 파트너였던 공명당과 결별하는 등 총리직에 오르는 과정은 험난했지만 유권자들 사이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율(60~70%)은 압도적이었다.
특히 청년층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39세 젊은층이 다카이치 총리가 착용한 옷이나 가방, 액세서리를 따라 사면서 품절 대란이 벌어졌고 ‘사나카쓰’(사나에 팬 활동의 줄임말)라는 신조어도 탄생했다.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는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초기부터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기 위한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고 있다.
그가 지난해 11월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시사한 이후 불거진 중·일 갈등은 해결은커녕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의 발언 철회 요구를 거부한 것이 내각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사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은 주변국을 자극하지 않고 있다. 그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강경 보수 정책을 계승해 ‘아베의 제자’ ‘여자 아베’ ‘우익 중 우익’이라 불렸으며 야스쿠니신사를 해마다 참배해왔다. 다만 집권 자민당이 다음달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역사 문제와 관련해 공세적인 태도로 전환할 수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지지율은 지난 23일 중의원 해산이라는 정치적 승부수로 이어졌다. 이번 총선은 다카이치 내각이 정책 추진 동력을 확보하거나 또는 전임 이시바 시게루 내각처럼 단명할 수도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이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한다면 재정 지출 확대를 앞세운 다카이치 내각의 경제 정책은 날개를 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평화헌법이라 불리는 헌법 9조(전쟁 포기, 교전권 부인 등) 개정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자민당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일본 정부·여당의 고민거리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4~25일 20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의 단독 과반 확보를 ‘바람직하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27%에 그쳤고, 42%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지난 23~25일 벌인 여론조사에서도 자민당 지지율은 47%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67%)에 크게 못 미쳤다.
중의원 해산 이후 내각 지지율도 하락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마이니치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57%로, 전달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이 신문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50%대로 나타난 것은 총리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닛케이는 중의원 해산으로 올해 예산안의 3월 내 통과가 어려워지면서 ‘경제 우선’을 강조하던 다카이치 총리에게 ‘경제 후순위 해산’을 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옛 연립여당 공명당이 만든 ‘중도개혁연합’도 자민당에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
자민당·일본유신회가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다카이치 총리는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일본기자클럽에서 열린 여야 당수 토론회에서 “중의원 선거의 승패 기준선은 여당 과반수”라며 “과반을 이루지 못하면 즉각 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더보기|이 뉴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 점선면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