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연합화력협조센터’ 신설
지난 27일 대만 자이시(市)의 한 공군기지에서 전투 대비 태세 훈련 도중 조종사와 지상 요원이 F-16 전투기로 달려가고 있다. 대만군은 2027년 1월 1일을 중국의 침공 가능 시점으로 상정하고, 미군의 표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받아 자국 미사일 체계와 연동하는 연합작전 지휘기구를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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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임박’을 상정하고, 미군의 정찰 자산과 대만의 타격 체계를 연동하는 연합 작전태세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중국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끝나는 2027년에 침공이 이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8일 “대만 문제는 시진핑이 반드시 하겠다고 밝혀온 역사적 과제다. (중국은) 세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든 상관없이 (대만 병합을) 추진할 것”이라며 대만 침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만 일간지 연합보는 29일 군 내부 소식통을 인용, 대만군이 지난해 미군과의 지휘 통제 시스템을 결합하기 위해 ‘연합화력협조센터’를 신설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의 연합작전 지휘 기구인 셈이다. 이 센터 내부에는 미군 관계자를 위한 전용 좌석이 다수 마련돼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 진행된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 기간을 포함, 미군 측 인사들이 이 센터를 드나들며 대만 국방부·참모본부와 연합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기도 했다. 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센터에는 ‘2027년 1월 1일’을 중국의 침공 ‘디데이’로 설정하고 초 단위로 시간이 줄어드는 디지털 카운트다운 시계가 걸려있다”고 전했다.
그래픽=양인성 |
대만군은 중국의 공격에 대비해 상하이·난징 등 중국 본토 주요 도시에 닿을 수 있는 사거리 700~1000㎞의 미사일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에서 수입하거나 자체 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무기를 실질적으로 운용할 육·해·공군 통합 제어 시스템이 없어 전시 상황에서 실시간 조율 및 통합 지휘가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화력이 중복으로 투입되거나, 서로 미루다 중요 표적을 놓칠 위험이 꾸준히 지적돼 온 상황이었다. 대만은 또 자체 군용 정찰 위성이 없기 때문에, 상대편의 전략 표적 정보를 획득할 수 없었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설된 연합화력협조센터는 흩어진 각 군의 타격 자산을 하나의 ‘통합 지휘 시스템’ 아래 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파악된다. 단순히 대만군 내부의 통합을 넘어, 미군의 표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 대만군 미사일 시스템과 연결하는 미군과 대만군 협력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는 분석이다. 연합보는 “대만과 미국이 공동으로 정보 조율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미군이 필요시 연합 작업을 통해 대만 측에 각종 장거리 미사일의 표적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는 미국이 대만에 대량의 미사일을 판매한 이후, 억제 전력을 실제로 구현하려는 가장 성의 있는 조치”라고 했다.
29일 대만 최초의 국산 방어용 잠수함 '나르왈'(중국어명 해군)이 가오슝에서 첫 해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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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해 수십 년간 ‘한미연합사령부’ 체제를 유지해 온 것과 달리, 대만은 1979년 미국과의 단교 이후 공식적인 연합 작전 지휘 기구가 없었다. 미국은 그동안 전투기와 미사일 등 ‘방어적 성격’의 무기 판매에는 적극적이었지만, 이를 미군 자산과 연동하는 통합 지휘 시스템 제공에는 극도로 신중했다. 지휘 통제 시스템의 통합은 곧 대만군을 정식 동맹군의 지위로 격상시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만군은 화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적을 볼 ‘눈’과 판단할 ‘뇌’가 없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돼 왔다.
최근 미 국방부의 태도가 바뀐 것은 ’2027년 침공 시나리오’가 단순한 가설이 아닌 임박한 현실로 인식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 종료와 맞물린 중국군의 급격한 군비 증강 앞에서, 이 같은 상태로는 대만 방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대외적으로 2029년 자신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날 때까지 시진핑이 대만 침공을 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일선에서는 위협을 훨씬 높게 보고 있다. 2023년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이던 빌 번스는 시진핑이 인민해방군에 2027년까지 성공적인 대만 침공을 수행할 준비를 갖추라고 지시했다는 정보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루비오 국무장관이 28일 연방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중국이 반드시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루비오의 발언은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나왔는데, 다른 국제정세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시진핑의 대만 침공 의지가 확고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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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류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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